20.9원 떨어져…투신권 달러 매수세 안정
원-달러 환율이 급락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20.9원 떨어진 976.3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환은행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이용자가 은행 창구에서 1달러를 살 때 적용하는 환율을 994.09원으로 고시했다.
외환시장에서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3.2원 내린 994원에 거래를 시작해 980선을 유지하다 970선으로 곤두박질쳤다. 전날 대비 환율 하락폭은 2001년 4월6일 23.1원 이후 최대치다.
환율 급락은 제이피모건체이스가 베어스턴스 인수 가격을 주당 2달러에서 10달러로 올리기로 합의하고, 한국 정부와 한국은행에서 물가안정을 강조하는 발언이 잇따라 나온 것 등이 영향을 끼쳤다. 홍승모 신한은행 금용공학센터 과장은 “베어스턴스 인수가격 인상으로 극심한 신용 리스크가 사라지고, 환율 상승을 부추겼던 투신권의 달러 매수세도 안정됐다”며 “국제 원자재값 하락과 물가안정을 강조하는 최근 우리 정부의 태도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용경색 여파로 국내 증시를 이탈했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복귀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14조8천억원 가량을 팔아치운 외국인은 19일 이후 1조900억원을 순매수하며 달러화를 공급하고 있다.
앞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아침 한국외대 기업인 포럼 초청강연에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030원까지 갔는데, 단기적으로 보면 천장을 시험해 본 것”이라며 “길게 보아 달러값은 약세 쪽”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현재 원-엔 환율은 전날보다 23.6원 급락한 100엔당 975원을 기록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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