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 상품수지 추이
‘IMF’ 뒤 처음…경상수지도 석달째 마이너스
유가 급등 ‘타격’…미국 경제침체 악영향 탓
유가 급등 ‘타격’…미국 경제침체 악영향 탓
국제유가 급등으로 상품수지 적자가 계속되고, 서비스수지 적자가 커지면서 경상수지가 석 달째 적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가 두 달 연속 적자를 낸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월 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을 보면, 경상수지는 23억5070만달러 적자였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12월 8억1380만달러, 올 1월 27억5130만달러 적자에 이어 석 달째 적자를 냈다. 특히 상품수지는 1월 10억952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2월에도 5억9910만달러 적자로 나타나, 1997년 7·8월 이후 처음으로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 적자는 주로 국제유가와 곡물값 급등에 따른 것이다. 양재룡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지난해 2월과 비교해 원유 수입량에는 큰 변동이 없으나 지난해 배럴당 55달러에 들여왔던 원유를 올해는 배럴당 93달러에 들여와, 원유값 급등이 상품수지 적자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3·4월에도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외국인 주식배당금 유출이 집중돼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기는 상당히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달보다 18.8% 증가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수입액도 27.6%나 늘었다. 또 지난해 2월 대미 수출액은 0.4% 증가했으나 올해는 9.5% 감소했고, 유럽과 일본 쪽 수출 증가세도 크게 둔화해, 미국경제 침체 등이 수출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승용차 수출이 2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고, 반도체 수출은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비스수지는 계절적 요인으로 특허권 사용료 지급이 크게 늘어나고 운수수지 흑자가 줄어, 적자 규모가 1월보다 1억1150만달러 많은 22억496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밖에 소득수지는 대외배당금 지급이 늘어나 흑자 규모가 1월보다 6700만달러 줄어든 7억달러로 나타났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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