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대학 100곳 ‘기업책임’ 교육 참여…국내는 카이스트뿐
세계 주요 경영대학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사회책임경영(CSR)’을 중요 학과 과목으로 채택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국내 경영대학들은 이런 움직임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엔 산하 ‘글로벌콤팩트(UNGC)’는 지난 7일(현지시각) 사회책임경영 교육과 연구활동을 세계적으로 확산시킬 것을 선언하면서, ‘사회책임경영 교육을 위한 원칙(PRME)’에 참여한 전 세계 100개 경영대학의 명단을 발표했다. 피아르엠이란 지난해 7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글로벌콤팩트 정상회의에서 발의한 새로운 경영교육 헌장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6대 경영교육 대원칙을 담고 있다.
공개된 명단을 보면, 하버드·와튼(미국), 인세아드(프랑스), 런던비즈니스스쿨(영국) 등 세계 주요 경영대학들이 대부분 이 교육원칙에 따르기로 했다. 나라별로 참가하는 경영대학은 미국(19곳)이 가장 많았고, 프랑스(11곳), 영국(8곳), 독일(7곳), 캐나다(6곳)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국내 대학으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대학 한 곳만이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피아르엠이 원칙을 받아들이는 경영대학들은 앞으로 교육 및 연구활동에서 사회책임경영(CSR)과 지속가능성을 더욱 강조하게 된다. 특히 이들 대학들은 경영학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기업윤리’, ‘기업과 사회’ 등 이 주제와 관련한 교과목의 비중을 크게 늘릴 방침이다. 또 이들 대학들은 이런 교육 및 연구활동 결과를 정기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파아르엠이 사무국에 보고해야 한다. 카이스트 경영대학(학장 배순훈) 역시 이번 피아르엠이 참여를 계기로 ‘기업과 사회’, ‘금융과 사회’, ‘기업과 법’, ‘환경경영’, ‘사회적 기업가 정신과 비영리경영’ 등의 교과목을 새로 개설하는 한편, 올해부터 엠비에이(MBA) 프로그램에 ‘경영과 사회 집중과정’을 운영할 방침이다. 배순훈 학장은 “최근 국내 기업과 관련한 여러 사건들이 터지면서 사회책임경영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며 “연내에 기업 실무자를 위한 ‘사회책임경영(CSR) 전문가 과정’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