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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이건희회장 이사사임 논란…‘책임경영’ 발빼기?

등록 2005-04-21 19:02수정 2005-04-21 19:02

이건희 삼성 회장이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의 등기이사를 대부분 그만두기로 하면서 외환위기 직후 정부와 대기업 사이에 합의한 재벌총수의 ‘책임경영 원칙’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삼성은 21일 이건희 회장이 이사를 맡고 있는 삼성전자와 에버랜드 에스디아이 전기 물산 코닝 신라호텔 제일모직 삼성재팬 등 9개 계열사 중에서 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은 이사직을 그만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에버랜드는 이 회장이 3월말부터 이사직을 사임했다고 20일 공시했다. 삼성은 이 회장의 이사 사임 배경에 대해 삼성전자 경영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라며, 일부에서 제기되는 이 회장의 아들인 재용씨로의 경영승계 본격화 추측을 부인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재벌의 책임경영 원칙이 7년 만에 외환위기 이전으로 후퇴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이 계열사 이사직을 맡은 것은 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재벌들이 기업구조조정에 관한 ‘5+3 원칙’의 하나로 ‘책임경영’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총수들이 절대권한을 휘두르면서도 경영 실패나 잘못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 행태가 외환위기를 초래했다는 반성 아래, 핵심 계열사의 이사를 맡기로 한 것이다.

‘책임지는 총수’ 원점회귀
참여연대 “IMF전 후퇴”
삼성쪽 “달라진 것 없다”

삼성은 총수의 영향력이 이사등재 여부로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오히려 이사회에 나가지 않는데도 이사를 맡는 게 이상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삼성의 설명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 회장은 그동안 전자를 제외한 다른 회사의 이사회에는 거의 참석한 적이 없고, 이사 보수도 받지 않았다. 이는 삼성 구조조정본부가 이 회장을 대리해서 그룹을 총괄하는 삼성의 경영방식 때문이다.

이렇듯 외견상 달라질 게 없는데도 이 회장이 굳이 계열사 이사직을 그만두기로 한 배경에 대해서는 계열사의 경영 실패나 잘못에 대해 이 회장이 직접 책임지는 부담에서 벗어나려는 의도 같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룬다.

전문가들은 그룹 경영에서 절대권한을 행사하는 총수의 책임을 따지는 데 있어 이사등재 여부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의 김선웅 소장(변호사)은 “이사들이 회사에 손실을 끼쳤을 경우 이사회 회의록 같은 증거가 있어 책임추궁이 쉽지만, 이사가 아니면 어렵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계열사가 분식회계 등으로 증권집단소송을 당한 경우 총수가 등기이사냐 아니냐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삼성의 행보는 총수들이 주요 계열사의 이사를 맡고 있는 다른 재벌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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