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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정유사들 “수출 효자를 몰라보고…”

등록 2008-07-09 21:22

정유사들 “수출 효자를 몰라보고…”
정유사들 “수출 효자를 몰라보고…”
6월 석유 수출액 40억달러…전체품목중 1위
“휘발유값 세금빼면 주요국보다 싼편” 하소연
에스케이에너지·지에스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4대 정유사들이 초고유가 시대를 맞아 속이 편치않다. 기름값이 리터당 2천원선을 오르내리는 직접적인 원인은 국제유가 급등에 있지만, 정유사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눈길이 곱지않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도 국내 기름값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싸다는 조사결과를 내놓고, 유가상승에 편승한 가격담합 가능성을 경고하며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정유사들은 자신들이 ‘한국경제 효자’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도 이런 얘기를 대놓고 하기가 부담스럽고, 정부에도 미운털이 박힐 수 있다며 속으로만 끙끙 앓는다. 정유사들이 내세우는 한국경제 ‘3대 효자론’의 첫번째 근거는 수출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지난 6월 중 휘발유·등유·경유·중유 등 석유제품 수출액은 40억달러로, 우리나라 13대 수출품목 중 1위를 차지했다. 상반기 전체 수출액도 182억달러로, 반도체와 휴대폰을 제치고 4위에 올랐다. 흔히 정유산업을 내수업종으로 생각하지만, 실제 국내 정유사들의 매출액 기준 수출비중은 52%에 이른다. 정유사 한 임원은 “정유사들이 이익을 많이 내면 기름값에서 폭리를 취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수출부문에서 이익이 훨씬 많이 난다”고 설명했다.

두번째 효자론은 세금을 제외한 국내 기름값이 주요국에 비해 싼 편이라는 것이다. 국제유가 조사기관인 에너지데탕트 등의 공시자료를 보면, 지난 4월 기준 국내 휘발유의 정유사 공급가격(세금·주유소 유통비용 제외)은 리터당 873원으로, 비교대상 15개 국가 중에서 열번째이다. 일본, 홍콩, 싱가포르는 물론 네덜란드, 이탈리아, 캐나다 등이 우리보다 비싸다. 우리보다 싼 곳은 미국, 프랑스, 영국 정도다. 허동수 지에스칼텍스 회장도 최근 한 포럼에서 “휘발유값에서 세금 등을 뺀 정유사들의 공급가격은 수출가격이나 수입가격보다도 싸다”고 강조했다.

그럼 소비자원이 지난 1일 전 세계 주요 도시 12곳과의 국내외 물가수준을 비교하면서 국내 휘발유값이 여섯번째(단순가격 기준)로 비싸다고 발표한 것은 뭘까? 정유업계 간부는 “정유사들이 통제할 수 없는 세금까지 더한 소비자가격을 기준으로 국내 기름값이 비싸다고 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원은 처음엔 국내 기름값이 비교도시 중 세번째로 비싸다고 발표했다가 정유사들의 반발이 크자 뒤늦게 정정자료를 내기도 했다. 실제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휘발유의 주유소 판매가격 1906.83원 중에서 정유사 공급가격은 933.80원(49%)이고, 나머지 절반 이상이 각종 세금과 유통비용이다.

세번째 효자론은 투자를 많이 한다는 것이다. 4대 정유사들의 올해 투자액은 중질유를 분해하는 시설 고도화를 포함해 4조1천억원이다. 올해부터 2011년까지 4년간 총 투자액은 14조원에 이른다. 현대제철의 당진 일관제철소 건설과 포스코의 광양공장 증설 등이 포함된 철강업계의 투자액 12조원보다 더 많다. 정유업계 임원은 “이명박 정부가 ‘비즈니스 프렌들리’라고 하지만 정유사들의 눈치보기는 노무현 정부 때보다 더 심한 것 같다”며 “정유사들이 한국경제에서 하는 역할을 국민들이 제대로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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