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헌철(63·사진)
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
“정유사들 수출비중 높아
국내소비 줄수록 더 이익”
“정유사들 수출비중 높아
국내소비 줄수록 더 이익”
“정유사들이 망할까 걱정하지 말고, 국민들은 기름 소비를 더 줄여야 합니다.” 국내 정유업계 1위 업체 최고경영자인 에스케이에너지 신헌철(63·사진) 부회장이 기업과 가계 부문의 에너지 절약 필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전경련의 제주도 하계포럼에 참석 중인 1일 <한겨레>와 만난 자리에서다.
정유업계 경영자 답지 않은 신 부회장의 발언 속에는 에너지 과소비 쪽으로 맞춰져 있는 우리의 경제 구조와 소비패턴에 대한 문제 의식이 깔려있다. 에너지원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에너지 소비 세계 10위, 원유수입 5위에, 에너지 효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동차 1대당 에너지 소비량은 2003년 기준 2.34 TOE(원유 1톤의 발열량)로, 미국(2.75)보다는 낮았지만, 일본(1.26), 독일(1.33), 프랑스(1.47), 영국(1.83)보다 높았다. 주행거리가 많고 차량이 대체로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름 소비를 줄이면 정유업체들의 경영난으로 이어지는 건 아닐까? 현실은 정반대라고 신 부회장은 설명한다. 지난해 에스케이의 매출액 28조원 중 53%가 수출이었다. 올해는 매출 목표를 43조원으로 높였는데 수출비중은 55%로 더 높아질 전망이다. 기름의 수출가격이 국내가격보다 높기 때문이다. 국내 소비를 줄일수록 국가와 정유사 모두 이득이다. 신 부회장은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수출이 6, 7월 연속 선박, 자동차, 반도체를 제치고 1위를 할 정도로 효자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신성장동력으로써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4%에 불과한 우리 에너지자급률을 10%인 독일·일본이나 50% 전후인 이탈리아·스페인 수준으로 높이려면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1980년대 초부터 해외 에너지개발에 과감히 뛰어든 게 지금 큰 성과로 돌아오고 있는 게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이날 포럼에서 신재생에너지산업의 전략을 직접 발표하며, 2~3년 전부터 본격 추진해온 수소에너지, 자동차용 연료전지, 에너지 저소비 정제공정, 바이오연료 사업을 자세히 소개했다.
제주/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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