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위기의 중기’…54%가 부도위험

등록 2008-08-06 19:38

‘위기의 중기’…54%가 부도위험
‘위기의 중기’…54%가 부도위험
43.9%는 돈벌어 빚 못갚아
차입금 의존도 계속 높아져
‘실적 잔치’ 대기업과 대조
한은, 1506개 상장기업 분석

내수부진·금리상승·원자재값 상승이라는 ‘3중고’에 직면한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일부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금에 대한 비상관리에 들어가는 등 한국경제 전반에 ‘중소기업 비상등’이 커졌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영지표가 이미 2005~2006년부터 계속 악화됐다는 점에서 ‘예고된 위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올 3월 말 현재 1506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금융안정보고서 11호를 보면 순이자보상비율이 100%에 못미치는 중소기업이 지난해 43.9%로, 한해 전인 2006년의 41.5%보다 2.4%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한은이 순이자보상비율을 산출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순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순금융비용(금융비용에서 이자수익을 뺀 것)으로 나눈 것으로, 100%보다 낮으면 사업으로 번 돈으로 대출 원리금도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기껏 장사를 했지만 영업손실을 본 중소기업의 비중도 지난해 37.4%로, 2006년에 비해 1.3%포인트나 높아졌다. 이 역시 2001년 이후 최고치다. 중소기업의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자기자본비율(자기자본을 총자본으로 나눈 것)도 59.1%로, 한해 전의 59.6%에 비해 악화됐다. 차입금 의존도(차입금을 총자본으로 나눈 것)도 22.8%로, 한해 전의 21.5%에 비해 더 나빠졌다. 영업이익률은 3.2%로 2006년의 3%에 비해 소폭 개선됐다. 한은이 수익성·유동성·재무건전성을 모두 감안해서 3단계로 산출한 위험등급의 경우 부도위험이 높은 ‘고위험’ 중소기업의 비중이 지난해 54.6%로, 한해 전의 50.9%에 비해 3.7%포인트나 급증했다.

중소기업의 경영지표 악화는 대기업과 대조를 이룬다. 대기업의 경우 순이자보상비율이 100%에 못미치는 비중이 21.1%로, 한해 전의 23.7%에 비해 더 낮아졌다. 자기자본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도 각각 54.8%, 20.2%로, 한해 전의 54%, 21.1%에 비해 모두 개선됐다. 고위험 등급으로 분류된 대기업의 비중도 35.3%로, 2006년의 36.2%에 비해 낮아졌다.

차입금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은 금리상승이나 매출부진이 겹칠 경우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될 위험성이 커진다. 실제 중소기업들은 올 들어 시중금리의 상승세, 경기둔화 영향으로 인한 내수부진, 대기업들의 원자재값 상승 부담 전가 등에 시달리며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 위주 대기업들은 올들어 사상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부문별·업종별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어 일부 취약기업을 중심으로 경영 안정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가 규제완화 등 대기업 위주의 성장전략을 계속 고집할 경우 경제 활성화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물론 한계상황에 봉착한 중소기업의 고사와 금융회사 부실 확산 등을 통해 경제 전체의 위험성을 높일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지난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평균 이자보상비율이 각각 666.38%, 267.85%인 것만 봐도 최근 몇년간 양극화가 심화돼 왔고, 사실상 부도상태인 중소기업이 늘어나 금융회사의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주는 실정”이라며 “정부는 대기업 위주 성장전략을 빨리 포기하고 중소기업의 현실에 맞는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jskwa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