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공정위, 건설공제조합 ‘하도급 약관’ 제동

등록 2008-08-07 18:46수정 2008-08-07 19:24

건설공제조합 보증금 미지급 추이
건설공제조합 보증금 미지급 추이
“원사업자 부도·파산 때만 지급보증…법 위배”
60일내 시정 권고…“도덕적 해이” 목소리 높아
중소건설업체인 교동산업은 지난해 11월 하청을 맡은 건설공사의 미지급금 1억2천만원에 대한 보증금을 달라고 건설공제조합에 신청했다. 원사업자인 정암종합건설이 준 관계회사 발행 어음이 부도로 휴지조각이 됐고, 정암종합건설도 자금난을 이유로 대금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제조합은 원사업자의 부도나 파산이 아닌 경우에는 하도급대금의 지급보증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약관을 이유로 지급을 거절했다.

대형 건설사들의 출자로 설립된 법정기구인 건설공제조합은 건설사들이 하청대금을 제대로 못줄 경우 대신 지급하는 보증업무를 하는 곳이다. 그러나 부도나 파산 이외의 경우에는 보증금 지급을 거부하고, 무자격 하도급자에게는 역시 보증금을 주지 않는 약관을 고수해왔다. 공제조합이 이런 약관을 이유로 보증금 지급신청을 받고도 거절한 사건은 2005~2007년 3년 동안 모두 178건, 406억원에 이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일 건설공제조합(이사장 최영철)이 하도금대금 지급보증 책임의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한 것은 약관법에 어긋난다며, 60일 안에 수정 또는 삭제할 것을 권고했다. 공정위는 조합이 시정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시정명령을 내리는 등 제재수준을 높일 방침이다. 공정위의 박도하 약관제도과장은 “하도급법상 발주업체는 하도급대금 미지급으로부터 하청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공사대금의 지급을 보증하는 보증서를 끊도록 하고 있는데, 건설공제조합이 보증 사고를 부도나 파산으로 제한한 것은 법 취지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또 법에서 금지하는 하도급이라도 하도급법에서 정한 발주업체와 하청업체 간의 건설위탁에 해당하면 하도급대금 지급을 보증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건설공제조합이 지금껏 불공정약관을 고수해온 것은 건설업체들을 위한 지급보증과 자금융자라는 설립취지를 망각한 ‘도덕적 해이’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많다. 공제조합은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대형 건설업체(일반건설면허 소유)가 설립할 때 자본금의 20~25%를 의무적으로 출자하도록 해서 만든 기구이다. 소규모 건설업체들이 속해있는 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군소 건설협회나 개별 건설사들이 불공정약관의 시정을 여러차례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공제조합의 약관 때문에 아예 보증금 신청을 안한 사안까지 포함하면 피해 금액은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공제조합은 공정위 조처에 대해 일부 문제점은 인정했으나, 불공정약관에 의해 보증금을 주지 않은 것을 소급지급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이다. 공정위는 불공정약관에 의해 이전에 보증금을 제대로 못받은 건설업체들 경우에는 소송을 통해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jskwa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