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원주민, 전세매물 쏟아내 잠실·과천 ‘역전세난’ 조짐

등록 2008-08-13 20:11

재건축 대단지 입주 원주민, 전세매물 쏟아내
입주 한꺼번에 몰리며 전셋집 빼는 가구 급증
전세금 내려도 세입자 없어 ‘추가폭락’ 가능성

서울 강남과 과천 일대에서 집주인이 이사를 가려는 임차인의 전세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이른바 ‘역전세난’이 벌어질 조짐이다. 이는 완공된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 입주하려는 원주민(조합원)들이 인근의 기존 전셋집에서 한꺼번에 빠져나오려고 하는 바람에 전세 매물이 공급 과잉을 빚고 전세금마저 폭락하는데 따른 현상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에서는 잠실주공 1·2단지 원주민이 재건축이 완공된 새 아파트로 대거 이동하면서 집주인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세입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일 정도로 전세금을 돌려줄 길이 막막하다. 1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 지역의 109㎡(33평)형 전세 시세는 1억6천만원대로 한 달 새 4천만이나 폭락했지만 휴가철까지 겹쳐 세입자들의 문의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다급해진 집주인들은 싱크대 교체와 도배 등 수리비용까지 대주면서 세입자를 구하려 나서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이런 현상이 빚어진 원인은 잠실의 재건축 입주가 한꺼번에 몰린데 있다. 잠실주공 2단지를 재건축한 리센츠(5583가구)가 최근 입주를 시작한데 이어 이달말부터는 파크리오(옛 시영, 6864가구), 10월부터는 엘스(옛 주공1단지, 5687가구) 등 1만8천가구가 연쇄적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새 아파트에 입주할 원주민들은 계약 만기를 앞두고 전세금 반환을 요구하지만 집주인으로서는 여유자금이 없을 경우 새 임차인을 들이지 않고는 전세금을 내주기 어렵다. 특히 아파트값이 폭등했던 지난 2006년에 집을 장만했던 사람들 중 다수는 전세를 끼고 대출도 최대 한도로 끌어쓴 경우가 많아, 전세금을 돌려주기 위해 추가 대출을 받기도 힘든 상태다. 김규정 부동산114 차장은 “최악의 경우 대출 이자와 전세금 반환 부담을 견디지 못한 집주인들이 집을 급매물로 내놓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리 인상으로 집주인들의 대출 이자 부담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셋집에서 재건축된 내집으로 이사를 앞둔 원주민들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전세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면 입주할 아파트의 잔금 납부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지정된 입주기일 안에 잔금을 내지 못할 경우 최고 15%에 이르는 연체이자를 물어야 하는 데다, 입주를 못했더라도 관리비는 내야하는 것도 부담이다.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한 두달 뒤에는 전세금 반환 문제로 집주인과 세입자간의 분쟁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입자로서는 최악의 경우 집주인을 상대로 전세금 반환 청구소송을 낸 뒤 경매를 통한 전세금 회수에 나설 수도 있지만, 그러자면 6개월 이상의 시일이 소요돼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경기 과천에서도 재건축 입주에 따른 역전세난 조짐이 일고 있다. 과천주공3단지를 재건축해 이달 14일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슈르래미안 원주민들이 인근 소형 아파트 전세 매물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수요자들이 슈르래미안 단지에서 쏟아지는 새 아파트 전세를 더 선호하는 탓에 기존 주택의 전세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지 고려공인 김아무개 실장은 “래미안 입주 여파로 주공6단지 82㎡(24평)형 전세 매물이 연초보다 3천만원 떨어진 1억5천만~1억6천만원에 나오는데도 거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서초구 반포동에서도 올 연말께 전세시장에 역전세난이 예고되고 있다. 반포자이(3410가구)와 반포래미안(2444가구) 등 재건축 대단지가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 잇달아 입주하기 때문이다. 현지 부동산업계에서는 이들 단지의 입주로 주변 전셋값이 10% 정도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