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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재정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법원경매에 넘어가는 집이 빠르게 늘고 있다. 금리가 오르고 집값은 내려 주택을 담보로 끌어다 쓴 부채의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집주인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4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 조사를 보면, 지난달 수도권 지역에서 법원경매에 부쳐진 주택 물건은 2085건으로 7월 1493건에 견줘 40%나 증가했다. 올해 들어 월별 물건 수로는 가장 많은 수준이며, 처음으로 2천건을 넘어섰다. 종류별로는 아파트 1454건, 연립·다세대 477건, 단독·다가구 154건 등이다. 전국적으로는 지난달 8143건의 주택이 경매에 부쳐져 6월(1만148건)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고, 7월(6732건)보다 21% 증가했다.
경매에 부쳐지는 주택 물건은 늘어난 반면, 수도권 집값은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법원 경매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의 비율), 낙찰률(경매물건 수 대비 낙찰물건 수의 비율), 입찰 경쟁률 등은 일제히 하락세다. 지난달 수도권 주택의 낙찰가율은 평균 89.5%, 낙찰률은 49.4%로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입찰 경쟁률도 6.2 대 1로 올해 들어 가장 낮았다.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집값이 내리고 있고 부동산 시장 전망도 불투명해지면서 경매로 집을 사려는 수요도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업계는 경기침체 여파로 당분간 경매로 넘어가는 주택이 계속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금융권이 대출금을 연체한 집주인에게 유예기간을 주지 않고 담보물을 곧바로 경매로 넘기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며 “가계부채로 서민들의 삶의 터전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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