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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기업 자금난→수출 부진→투자부진→경기침체 수렁

등록 2008-09-17 20:26수정 2008-09-17 20:30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44원 떨어진 1116원으로 마감된 17일 오후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외환거래를 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44원 떨어진 1116원으로 마감된 17일 오후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외환거래를 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국내 실물경제 ‘후폭풍’
중소기업 ‘직격탄’…대기업마저 허리띠 ‘질끈’
대미 의존도 높은 수출도 흔들릴 가능성 높아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37.51 오른 1425.26으로 마감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 홍보관에서 직원들이 시세표 앞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A href=”mailto:jijae@hani.co.kr”>jijae@hani.co.kr</A>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37.51 오른 1425.26으로 마감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 홍보관에서 직원들이 시세표 앞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전세계에 몰아친 미국발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가뜩이나 빠르게 가라앉고 있던 국내 실물경제마저 덮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의 자금사정은 하루가 다르게 악화하고, 수출과 내수 부진은 다시 투자 부진으로 이어져 경기침체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 공산이 커지고 있다.

■ 중소기업 자금난 당장 금융시장과 기업을 잇는 파이프라인(돈줄)이 마르고 있다.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이 폭등하는 등 시장 리스크가 확대되자 이에 놀란 은행들이 서둘러 자본 적정성 관리에 나선 탓이다. 자본 적정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국내 은행의 평균 비아이에스(BIS) 비율은 3월 말 기준으로 10.98% 수준을 유지했지만, 조만간 공개될 6월 말 기준 수치는 이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 리스크에 노출된 자산이 많은 은행일수록 비아이에스 비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자본 적정성 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시중은행들은 지난 3월 미국계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 매각 이후부터 이미 대출심사 강화 등 자본 적정성 관리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재무기획 담당자는 “적정 자본을 유지하기 위해 대출심사 강화에서부터 보유 중인 유가증권의 매각 등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커다란 피해자는 단연 중소기업이다. 시중의 돈줄이 막혀 어려움을 겪는데다, 환율마저 크게 오르면서 통화옵션 상품인 ‘키코’로 인한 피해까지 피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한 코스닥 상장업체 임원은 “키코에 관련돼 어려움을 겪다 보니 건물도 팔았는데, 팔 건물이라도 있는 우리는 그나마 다행”이라며 “예전에는 가만있어도 은행들이 몇십억씩 준다고 했는데 지금은 대출 요청을 할 엄두도 안 나고 해주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화학제품을 취급하는 한 무역회사 부장도 “중소기업들은 정상적으로 역량의 90%를 신시장 개척하는 데 써야 하는데, 정상적인 무역행위는 제대로 하지 못하고 돈을 언제 빌릴까, 언제 환전을 할까 하는 고민이 업무의 태반이 돼 버렸다”며 “매일매일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금융위기의 국내 실물부문 파급 흐름도
미국 금융위기의 국내 실물부문 파급 흐름도

■ 기업 투자 안갯속 이처럼 금융시장 혼란과 실물경제 위축 조짐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기업들은 예정된 투자를 선뜻 집행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대기업들마저 허리띠를 졸라맬 태세다. 4대 그룹의 한 재무담당 임원은 “아직은 대기업까지 크게 영향을 받을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몸조심할 필요는 있다. 자금경색 우려로 대규모 신규투자 등을 하기에는 무리 아니냐”고 말했다. 또다른 대기업의 한 임원도 “회사 차원에서 기존 투자에 대한 재검토를 차근차근 하고 있다. 최대한 신규투자는 줄이려고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옮겨가는 경로가 워낙 다양해 지금 시점에서 정확한 파장을 가늠하기는 힘들다”고 전제한 뒤 “다만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만큼 투자 위축을 피하기는 힘들어 실물부문에는 좋지 않은 징후”라고 말했다.

■ 수출마저 흔들리나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당장 미국 시장은 우리 전체 수출의 10.7%를 차지하고 있어 미국 경제의 침체 여파는 만만치 않다. 미 금융위기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지만 원화 약세에 따른 가격경쟁력도 제한적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산업연구원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환율이 10% 올라도 수출 증가율은 1년에 0.3% 늘어나는 데 그치고 있다.

지만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팀장은 모두들 중국 경제의 향방이 관건이라고 말하는데, 설령 중국은 수출이 둔화돼도 투자나 내수로 보충할 여지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최우성 이용인 이형섭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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