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일기획, 단순함·가족·스트레스 해소 등 제시
불황기에 닫힌 지갑을 열려면 어떤 마케팅 기법이 필요할까?
제일기획은 수도권 20~49살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불황기 소비자인식을 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불황기 소비자의 심리상태를 고려한 마케팅 전략인 ‘불황 5계’를 19일 발표했다. 제일기획은 불황기에는 소비자들이 ‘회피’ ‘무시’ ‘제거’라는 세 가지 행동을 보이게 되는데, 이는 다섯 가지 소비 패턴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우선 소비자들은 자극적인 것에 끌린다. 이번 조사에서 ‘경기 침체기에 단순하고 감각적인 것에 끌린다’는 소비자가 74%나 됐으며, ‘오락,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더 많이 본다’는 이도 62%에 이르렀다. 이런 시기에 미니스커트와 원색 패션이 유행하는 현상이 이를 뒷받침한다. 따라서 이성적인 설득보다 감각적이고 본능을 자극하는 마케팅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제일기획은 제안했다.
두 번째, 마음 놓고 돈을 쓰지 못하는 데 대한 보상심리로 ‘자기위안형 소비’가 증가한다. 불황기에 고가의 아이스크림, 초콜릿, 주류와 중저가의 옷, 화장품, 액세서리 등의 소비가 활성화하는 게 그 예다. 이번 조사에서 79%가 ‘불황 때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소비를 많이 하게 된다’고 답했다.
세 번째, 20대는 상대적으로 불황의 영향을 덜 받는다. ‘불황에도 내 스타일을 포기할 수 없다’는 문항에 30대와 40대는 38%, 41%만이 긍정한 반면 20대는 64%가 ‘그렇다’고 답했다. 네 번째, 가족을 위한 소비도 쉽게 줄지 않는다. ‘가족을 위한 소비는 포기할 수 없고’(응답률 75%), ‘육아, 자녀교육비는 유지할 것’(80%)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마지막으로 특정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다. 자주 못 사더라도 이왕 살 때 좋은 걸 사서 오래 쓰는 게 낫다는 생각에 ‘위험회피형 구매’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조사에서도 ‘조금 비싸더라도 신뢰가 가는 브랜드를 선택한다’는 응답이 56.4%로, ‘신뢰가 조금 덜 가더라도 가격이 싼 브랜드를 선택한다’(43.6%)보다 많았다.
제일기획 이형도 차장은 “기존에 만들어진 기본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라는 큰그림 속에 ‘불황 5계’가 잘 녹여져야만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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