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에도 씀씀이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던 부유층들조차 최근의 주가 폭락과 환율 폭등 앞에서는 지갑 열기를 주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백화점 브이아이피(VIP) 고객들의 구매금액이 큰 폭으로 줄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백화점이 5만여 명에 이르는 이들 고객의 구매금액을 조사해 19일 내놓은 결과를 보면, 올 들어 8월까지 구매금액이 매달 한자릿수와 두자릿수를 왔다갔다하며 높은 증가율을 보이다 9월 이후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구매금액 증가율이 지난해 대비 1월 19.8%, 2월 10.4%, 3월 17.2%, 4월 6.9%, 5월 13.7%, 6월 15.5%, 7월 6.7%, 8월 16.1%였으나,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폭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한 9월은 3.2%에 그쳤다. 특히 널뛰기 주가와 환율이 기승을 부렸던 이달 중순(1~15일)까지 2.1%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연간 3500만원 이상 구매고객을 브이브이아이피(VVIP) 고객으로 대우하는 현대백화점의 경우 6천여 명에 이르던 이 계층의 고객 수가 9월과 10월 들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또 현대백화점 브이브이아이피 고객의 1인당 구매단가 신장률은 5월 7.2%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9월엔 0.8%로 연중 최저치를 나타냈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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