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위험지표 CDS프리미엄 한달새 519bp 폭등
외평채 가산금리 2배로…외국인 투자심리 위축
외평채 가산금리 2배로…외국인 투자심리 위축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 경제의 신용도가 위험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뉴욕 등 주요 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한국물 국채의 신용디폴트 스와프(CDS) 프리미엄과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가산금리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신용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외국 언론들도 연일 한국 경제에 대해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28일 국제금융센터가 세계 각국 금융회사 10여 곳의 거래가격을 평균해 산출한 자료를 보면, 한국 정부가 발행한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신용디폴트 스와프 프리미엄은 지난 24일 전날에 견줘 118bp(1bp=0.01%포인트) 뛰어올라 684bp를 기록했고, 27일에도 15bp 오르며 699bp까지 치솟았다. 우리나라 외평채의 시디에스 프리미엄은 지난 9월 말 180bp에 불과했는데, 한 달 만에 무려 519bp나 폭등한 것이다. 말레이시아(24일 기준 552bp)·중국(386bp)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27일 외평채(2013년 만기) 가산금리 역시 564bp로 지난 24일에 비해 40bp 올랐다. 지난달 30일 260bp였던 외평채 가산금리는 한 달도 안 돼 갑절로 치솟았다. 통상 신용디폴트 스와프 프리미엄 수치가 높을수록 국가 부도 가능성은 커지고, 외평채 가산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국가 신인도가 떨어진다는 뜻이다.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친 뒤 우리나라가 처음 발행한 외평채의 가산금리는 346bp였다.
정부는 신용디폴트 스와프 프리미엄이 실제 우리 경제 기초여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외평채 가산금리 역시 거래량이 워낙 적어 국가 신인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시디에스 프리미엄과 외평채 가산금리의 급등은 신흥 시장국들의 국가부도 위기가 확산되면서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 경제의 취약 부분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특히 외화 부채가 많은 은행의 유동성 문제와 은행의 외채를 정부가 지급보증하기로 한 데 따라, 은행의 리스크가 국가 리스크로 전환될 수도 있다는 우려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국 투자자들이 신흥국 전체를 보수적으로 보는데다, 국내 은행들의 유동성 문제가 외부로 자꾸 드러나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대규모 달러가 필요한 우리의 독특한 무역금융 제도가 국제 금융경색 상황에서 한국 경제의 위험도를 다른 아시아 국에 비해 더 높이고 있다. 또 경상수지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것도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에 대한 외국인들의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한편, 외국인 투자가들은 이달 들어 27일까지 주식과 채권을 합해 10조1천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은행의 외화차입 만기연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1일 1187.0원에서 28일 1467.8원까지 280원이나 뛰어올랐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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