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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외화차입 안풀리고 환율 재상승

등록 2008-11-11 21:15수정 2008-11-11 21:19

통화스와프 약발 ‘그때’ 뿐이었나
제2금융권·기업들 “더 어려워”
“정부가 건설에 올인 ‘독’됐다”

지난달 30일 발표한 한-미 통화 맞교환(스와프) 협약의 금융시장 안정 효과가 점차 사그라들고 있다. 우리나라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당시 394bp(1bp=0.01%포인트)에서 10일 276bp까지 떨어진 것은 국가 부도 위험이 크게 줄었음을 뜻한다. 그러나 이 뿐이다. 은행권의 외화 차입 여건은 그대로이고, 급락했던 환율도 되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의 지원 등으로 은행의 원화 자금사정이 조금 개선됐을 뿐, 제 2금융권과 기업들은 더 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의 전방위 대책에도 주택가격은 계속 떨어져 금융부실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은행업종 주가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겉불은 가라앉았지만, 속불은 더욱 활활 타오르는 모습이다.

한-미 통화 맞교환 협약은 애초부터 우리나라 외화자금 사정을 직접 개선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한국경제의 기초여건은 튼튼하다’고 보증하는 의미가 컸다. 하지만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은행 외채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도 마찬가지다. 국민은행 차중열 외화자금팀장은 “최근 상황은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시장이 패닉에 빠졌던 9월 상황과 크게 달라졌다고 보기 힘들다”고 전했다.

실제로 11일 한국은행이 실시한 달러 스와프 입찰에서 20억달러가 스와프포인트 -13.24원에 낙찰된 것은 은행의 외화 자금 사정이 여전히 어려움을 보여준다. 스와프 포인트는 선물환율에서 현물환율을 뺀 것으로, 마이너스 폭이 클수록 달러 사정이 급함을 뜻한다. 지난 10월21일 입찰에서는 -6.97원, 지난 4일 입찰에서는 -11.93원이던 스와프 포인트는 더 벌어지고 있다. 10월30일 1250원으로 급락했던 원-달러 환율도 11일에는 1329.9원으로 그 사이 79.9원 올랐다.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의 은행채 매입 지원으로 은행의 원화 자금 사정은 꽤 개선됐다. 하지만, 회사채(AA-) 금리는 10월30일 연 8.05%에서 11일 8.32%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신용도가 떨어지는 제2금융권과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실물경제를 위축시키고, 역으로 금융 부실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금융시장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한-미 통화 맞교환 협약으로 국가부도 위기가 일시 해소되자 정부가 건설경기 부양이라는 단기처방에 ‘올인’함에 따라, 통화 맞교환 협약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건설업의 고용 및 생산유발 효과만을 염두에 두고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부실 부문을 도려내는 일은 소홀히 한다는 것이다.

윤영환·길기모 굿모닝신한증권 분석가는 10일 함께 내놓은 ‘디레버리징의 신용이슈’란 보고서에서 “통화스와프 체결 이후 구조조정 기조는 완전히 퇴조하는 인상”이라며 “우리 정부의 위기 대응이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1990년대 일본의 정책을 닮아가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정남구 김경락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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