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 “한·일에 경쟁력 밀려” 정크본드로
현대차 반사이익 - 지엠대우 위축 가능성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지엠과 포드의 신용등급이 끝내 정크본드(투자 부적격 채권) 수준으로 추락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미국 ‘빅2’의 위기가 지속될 경우 세계 시장 점유율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 ‘빅2’ 정크본드로 추락=세계 3대 신용평가 회사의 하나인 에스앤피(S&P)는 5일 지엠의 채권등급을 BBB-에서 BB로 두 단계, 포드의 등급을 BBB-에서 BB+로 한 단계 낮춘다고 발표했다. 에스앤피의 경우 BB등급 수준의 채권을 통상 정크본드로 분류한다. 에스앤피는 두 회사의 장래 투자전망도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에스앤피는 지난 4일 억만장자 커코리안이 지엠 주식 2800만주를 주당 31달러 선에 사들이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지엠의 불확실성이 늘어난 것”이라며 “그러나 그것이 이번 등급 조정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판매 부진 등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어온 지엠과 포드 모두 신용등급이 올해 안에 정크본드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돼 왔으나 그 시기가 앞당겨졌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날 지엠과 포드의 주가는 각각 5.9%, 4.5% 떨어졌다. 에스앤피는 두 회사의 경쟁력 저하와 이를 타개할 경영능력의 미흡을 신용등급 강등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지엠과 포드는 도요타·혼다·닛산·현대차 등 한국과 일본 자동차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시장 점유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특히 두 회사는 고유가로 주력 상품인 대형 스포츠실용차(SUV) 판매량이 기대에 못미쳐 고전하고 있다. 그 여파로 지엠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 4월 25.2%(한해 전 27.7%)로, 포드의 점유율은 17.5%(〃 18.8%)로 떨어졌다. 두 회사가 원가 상승과 직원들의 연금 및 의료보장 비용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도 경쟁력을 갉아먹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에스앤피는 지엠과 포드의 경영진이 이런 경쟁력 하락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만한 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국내 업계 어떤 영향 있나?=국내 자동차업체들은 미국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지엠과 포드의 신용등급이 곤두박질치자 당장 큰 영향을 받지는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엠과 포드의 투자등급 급락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며 “이달 20일께 준공되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과 현지법인의 판매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 비중이 크지 않아 이번 지엠과 포드의 등급 하락에 따른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완성차업체로서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라며 “미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 규제나 통상 압력을 넣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으나 단기적으로 볼 때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엠의 자회사인 지엠대우에 미칠 파장이다. 지엠대우 관계자는 “국내 투자는 지엠 본사와는 상관없이 자체 수익으로 조달하게 돼 있어 직접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지엠의 해외영업망이 위축된다면 지엠대우도 수출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현대차 반사이익 - 지엠대우 위축 가능성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지엠과 포드의 신용등급이 끝내 정크본드(투자 부적격 채권) 수준으로 추락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미국 ‘빅2’의 위기가 지속될 경우 세계 시장 점유율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 ‘빅2’ 정크본드로 추락=세계 3대 신용평가 회사의 하나인 에스앤피(S&P)는 5일 지엠의 채권등급을 BBB-에서 BB로 두 단계, 포드의 등급을 BBB-에서 BB+로 한 단계 낮춘다고 발표했다. 에스앤피의 경우 BB등급 수준의 채권을 통상 정크본드로 분류한다. 에스앤피는 두 회사의 장래 투자전망도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에스앤피는 지난 4일 억만장자 커코리안이 지엠 주식 2800만주를 주당 31달러 선에 사들이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지엠의 불확실성이 늘어난 것”이라며 “그러나 그것이 이번 등급 조정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판매 부진 등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어온 지엠과 포드 모두 신용등급이 올해 안에 정크본드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돼 왔으나 그 시기가 앞당겨졌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날 지엠과 포드의 주가는 각각 5.9%, 4.5% 떨어졌다. 에스앤피는 두 회사의 경쟁력 저하와 이를 타개할 경영능력의 미흡을 신용등급 강등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지엠과 포드는 도요타·혼다·닛산·현대차 등 한국과 일본 자동차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시장 점유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특히 두 회사는 고유가로 주력 상품인 대형 스포츠실용차(SUV) 판매량이 기대에 못미쳐 고전하고 있다. 그 여파로 지엠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 4월 25.2%(한해 전 27.7%)로, 포드의 점유율은 17.5%(〃 18.8%)로 떨어졌다. 두 회사가 원가 상승과 직원들의 연금 및 의료보장 비용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도 경쟁력을 갉아먹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에스앤피는 지엠과 포드의 경영진이 이런 경쟁력 하락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만한 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국내 업계 어떤 영향 있나?=국내 자동차업체들은 미국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지엠과 포드의 신용등급이 곤두박질치자 당장 큰 영향을 받지는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엠과 포드의 투자등급 급락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며 “이달 20일께 준공되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과 현지법인의 판매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 비중이 크지 않아 이번 지엠과 포드의 등급 하락에 따른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완성차업체로서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라며 “미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 규제나 통상 압력을 넣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으나 단기적으로 볼 때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엠의 자회사인 지엠대우에 미칠 파장이다. 지엠대우 관계자는 “국내 투자는 지엠 본사와는 상관없이 자체 수익으로 조달하게 돼 있어 직접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지엠의 해외영업망이 위축된다면 지엠대우도 수출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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