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정책연구회 결성
“실현 가능한 경제정책을 제시하자.”
개혁 성향의 국내 경제학자들이 한데 모여 ‘한국경제정책연구회’라는 새로운 모임을 만들고 나섰다. 창립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린 연구자들만 34명에 이른다. 김기원(방송통신대)·김상조(한성대)·전성인(홍익대)·김진방(인하대)·김형기(경북대)·이동걸(금융연구원)·유종일(KDI국제대학원)·홍종학(경원대)·하준경(한양대) 등 그간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해 개혁적인 목소리를 냈던 대표적 연구자들이 두루 참여했다.
이들은 25일 낸 학회의 창립 취지문에서 “한국 경제의 위기가 이미 금융 부문을 넘어서 실물 부문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고 진단하고 “올바른 위기 극복 방안을 모색하고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의 바람직한 구조개혁 방향을 찾는 데에 학문적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발기인들은 또 “한국 경제의 구조적 한계는 그 자체만으로도 경제위기를 주기적으로 재생산할 가능성이 있지만, 더욱 심각한 문제는 경제위기를 촉발하고 증폭시키는 잘못된 경제 정책 거버넌스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경제 정책 거버넌스의 구체적인 문제로는 △매우 편협한 사회경제적 이데올로기 △편향된 정책 기조 △특정 집단의 이익에 휘둘리는 정책 목표 △비효율적이고 일관성이 없는 정책 수단의 선택과 집행 등을 꼽았다.
모임 결성에 주도적으로 나선 홍종학 교수는 “외환위기 이전엔 재벌, 최근엔 건설족 등 특정 집단의 이해를 위해 한 나라의 정책 방향이 좌지우지되는 것을 보고 모두들 한계를 절감했다”며 “대선이 끝난 올 초부터 국민경제 전체의 이익을 위한 정책을 제시하자는 논의가 탄력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오는 27일 오후 1시부터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위기의 한국 경제: 정책대응과 구조개혁’이란 이름의 창립 기념 심포지엄을 연다. 이날 행사에서는 개혁적 경제학계의 ‘큰산’인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가 격려사를 하고, 전성인 교수가 ‘경제위기의 현황과 정책 대응’을, 유종일 교수가 ‘한국 경제위기의 재생산구조와 거버넌스 개혁’을 주제로 발표를 한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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