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서울 JW메리어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08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국제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의 ‘글로벌 경쟁환경 변화와 상생협력’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듣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전경련이 주최한 이 행사에서는 ‘기업생태계 경쟁력과 상생협력’을 주제로 국내외 정·재계 인사 및 석학들의 기조발표와 토론이 벌어졌으며 경제계, 학계, 연구소, 정부 및 관련기관 등에서 약 500여 명이 참석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대·중소기업 상생 컨퍼런스
한미일 경영학자들 이구동성 강조
“한국경제 한단계 더 도약에 필수”
한미일 경영학자들 이구동성 강조
“한국경제 한단계 더 도약에 필수”
“대·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지식경제부가 공동으로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개최한 ‘2008 대 ·중소기업 상생 국제컨퍼런스’에서 한·미·일 경제·경영학자들과 기업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산업계를 상품설계·제조·판매까지 기업경영의 각 부문에서 협력하는 수많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일종의 생태계로 해석하면서, 대·중소기업간 협력을 단순히 지원-수혜 관계가 아니라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하는 관계로 파악한 것이 특징이다.
첫 번째 기조연설에 나선 마르코 이안시티 하바드대학 교수는 “기업생태계의 각 구성원들은 자연생태계의 개별 종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속한 기업네트워크와 생사를 함께하는 운명공동체”라며 “최근 글로벌 경쟁 패러다임이 개별 기업간 경쟁에서 대기업과 협력업체를 기업생태계간 경쟁으로 변화하면서 기업생태계 경쟁력 관리가 글로벌 경쟁의 승패를 좌우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초일류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자사 규모에 비해 100배 이상이나 큰 기업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으며, 기업생태계가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발전하도록 지원하는 데만 매년 약 1조5천억원 정도를 투자한다고 소개했다.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던 ‘교토식 경영’의 저자인 스에마쓰 지히로 교토대 교수는 “거품 붕괴 뒤 일본 기업들이 실적 악화에 허덕이는 상황에서도 교토에 근거지를 둔 기업들이 경이로운 성장을 달성한 비결은 구성원들이 열심히 하면 할수록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기업생태계를 만든 것”이라고 소개했다. 기업혁신 활동으로 유명한 캐논의 이치가와 준지 전무는 “캐논과 협력업체가 윈-윈하려면 적기에 잘 팔리는 제품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 무엇보다 협력업체로부터 부품을 필요한 시점에 즉시 납품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캐논의 역할은 협력사가 이를 이행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 서울대 교수(경제학)는 “한국경제가 한단계 더 도약하려면 기존의 정부 주도, 대기업 위주의 성장전략에서 벗어나 민간이 주도하고 중소기업의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 ”며 “대·중소기업이 같이 가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대기업이 중소기업 발전을 위해 우산 구실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홍순영 중소기업연구원 부원장은 “정부가 제시한 녹색성장과 신성장산업 육성을 위해서도 대기업 혼자서는 안되고 대·중소기업 협력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대기업들이 자발적이고 신속하게 기술·자본·인력을 지원하고, 중소기업도 글로벌 수준에 올라서서 대기업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석 지식경제부 산업경제정책관은 “경기위기 상황일수록 상생의 필요성이 높아진다”며 정부도 대·중소기업 상생에 초점을 맞춰 지원을 늘릴 계획임을 밝혔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대학원 원장은 “상생협력을 통해 중소기업이 글로벌 수출기업으로 성장하는 계기를 만든다면 경제위기 극복에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jskwak@hani.co.kr
왼쪽부터 이안시티 교수, 스에마쓰 교수, 이치가와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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