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자리 바꿔…‘분위기 쇄신’ 노려
LG는 ‘유임’속 조준호 대표 발탁 눈길
LG는 ‘유임’속 조준호 대표 발탁 눈길
‘새 인물 발탁으로 위기돌파!’
에스케이(SK)와 엘지(LG) 계열사들이 19일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경기침체기를 맞아 에스케이가 새 체제 정비를 위해 예상을 뛰어넘는 최고경영자 물갈이를 실시한 데 비해, 엘지는 조직안정에 무게를 실으면서도 깜짝 발탁을 부분적으로 단행했다. 곧 있을 현대차그룹과 삼성그룹의 인사 폭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날 재계를 술렁이게 한 건 교체 폭이 컸던 에스케이그룹이었다. 김신배 에스케이텔레콤 사장은 에스케이시앤시(C&C)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후임 사장에 정만원 에스케이네트웍스 사장이 임명됐다. 신임 에스케이네트웍스 사장엔 이창규 상사컴퍼니 사장이 임명됐다. 윤석경 전 에스케이시앤시 사장은 지난 18일 에스케이건설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에스케이에너지도 이날 구자영 에스케이에너지 피앤티(P&T) 사장을 총괄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신헌철 현부회장은 대표이사 자격을 그대로 유지하지만 구 사장이 신설된 총괄사장이 되면서 사실상 일선에서 한발 물러서게 됐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텔레콤·시앤시·건설·네트웍스 최고경영자들이 서로 자리를 바꿔 이동한 점이다. 네 계열사는 에스케이그룹이 중국에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미래형 첨단도시인 ‘유비쿼터스시티’(U-시티)에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에스케이는 그동안 이들 계열사간에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일종의 순환인사를 통해 계열사간의 협조를 원활히 끌어내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는 최 회장이 강조하는 ‘따로 또 같이’ 경영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룹의 양날개인 텔레콤과 에너지의 간판을 새 얼굴로 바꾼 점을 들어 최태원 회장이 그동안 내세웠던 글로벌 경영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데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해석도 나온다. 또 신헌철 부회장이 사실상 명예직으로 물러나게 돼 에스케이그룹 전체가 고 최종현 회장 세대에서 최태원 회장 세대 인물로 완전히 물갈이를 하게 됐다. 에스케이가 현재의 성장 정체를 깨뜨릴 수 있는 돌파구를 찾고자 과감한 인사를 단행했다는 분석이 많다.
엘지는 모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유임시켜 조직안정을 꾀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실적이 두드러진 인물들은 승진시켜 성과주의를 확실히 정착시키려는 의지를 보였다.
㈜엘지 인사에서 눈여겨볼 점은 조준호 경영총괄 부사장을 대표이사 겸 최고 운영 책임자(COO)로 발탁한 대목이다. 구본무 회장·강유식 부회장과 함께 지주회사를 이끌어가는 공동 지도자 체제에 합류했다. 올해 49살인 조 부사장은 30대의 나이에 최연소로 임원에 올랐다. 2004년부터 엘지전자 정보통신 북미사업 담당을 맡아 부진했던 엘지전자 휴대전화 사업을 북미에서 반전시킨 성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구 회장은 그룹 전체의 방향을 제시하고, 강 부회장은 실무적 책임을 갖고 자회사 전체 경영을 관장해 왔다. 이 때문에 조 부사장의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엘지 내부에선 강 부회장의 역할이 크게 줄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슷한 또래나 더 선배격인 계열사 대표이사들과의 관계를 고려해 대표이사라는 직책으로 무게를 실어줬다는 해석도 있다. 조 부사장은 경기침체기에 적극적으로 사업포트폴리오 조정과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주도할 것으로 점쳐진다.
계열사 가운데는 엘지전자의 조직개편이 컸다. 기존의 엠시(MC·모바일 통신), 디디(DD·티브이), 디엠(DM·디지털미디어), 디에이(DA·가전) 등 네 사업본부 가운데 디디와 디엠을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로 통합하고, 비투비(기업간거래) 및 에어컨 사업본부를 분리해 5개 사업본부 체제로 전환했다. 엘지전자 쪽은 “하드웨어만을 공급하던 기업에서 통합 솔루션까지 제공하는 회사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본부장은 그대로 유지됐다. 강신익 디디 사업본부장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장을 맡고, 올해 최대 실적을 올린 엠시 사업본부의 안승권 부사장 또한 사장으로 승진했다. 정도경영티에프티 팀장인 엘지경영개발원 신용삼 부사장과 엘지상사 하영봉 부사장도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밖에 엘지디스플레이·엘지이노텍·엘지마이크론·엘지화학 등도 각각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김영희 이재명 기자 dora@hani.co.kr
계열사 가운데는 엘지전자의 조직개편이 컸다. 기존의 엠시(MC·모바일 통신), 디디(DD·티브이), 디엠(DM·디지털미디어), 디에이(DA·가전) 등 네 사업본부 가운데 디디와 디엠을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로 통합하고, 비투비(기업간거래) 및 에어컨 사업본부를 분리해 5개 사업본부 체제로 전환했다. 엘지전자 쪽은 “하드웨어만을 공급하던 기업에서 통합 솔루션까지 제공하는 회사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본부장은 그대로 유지됐다. 강신익 디디 사업본부장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장을 맡고, 올해 최대 실적을 올린 엠시 사업본부의 안승권 부사장 또한 사장으로 승진했다. 정도경영티에프티 팀장인 엘지경영개발원 신용삼 부사장과 엘지상사 하영봉 부사장도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밖에 엘지디스플레이·엘지이노텍·엘지마이크론·엘지화학 등도 각각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김영희 이재명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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