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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폰지 사기란, 1920년대 찰스 폰지의 다단계 금융사기에서 유래

등록 2008-12-21 18:25수정 2008-12-21 19:30

[열려라 경제] 아하 그렇구나
연말 미국 월가가 희대의 폰지 사기(Ponzi scheme) 사건으로 어수선합니다. 나스닥증권거래소 이사장을 지낸 버나드 메이도프(70)의 사기극에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도 넘어갔습니다.

알고 보면, 폰지 사기는 우리한테도 낯설지 않습니다. 심심찮게 발생하는 다단계 금융사기와 다를 바 없기 때문입니다. 고수익을 약속하며 돈을 끌어모은 뒤 처음 몇 달 동안은 약속한 대로 수익금을 주다가는 잠적해 버리는 사건들 말입니다. 나중에 투자한 사람들의 돈으로 먼저 투자한 사람들의 원금과 수익을 보장해주는 구조여서, 더 많은 새로운 투자자가 생기지 않으면 망하게 됩니다. 또 투자자들이 갑자기 대규모로 돈을 돌려달라고 하면 내줄 돈이 없어 들통나게 되죠. 막차를 탄 사람의 피해가 제일 큽니다. 처음에는 약속대로 수익금을 주기 때문에 이를 눈치채지 못하는 수가 많죠.

폰지 사기는 이탈리아계 미국인 찰스 폰지(1882~1949)의 사기극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는 1919년 성탄절 바로 다음날 보스턴에 ‘증권거래회사’를 차렸습니다. 국제우표반신권(IRC·만국우편연합(UPU) 가입국 어디서나 우표로 교환해 답신할 수 있게 해주는 쿠폰) 사업을 한다며 “45일에 수익률 50%”, “90일에 원금의 2배”라고 선전했죠. 나라마다 우편요금이 달라 쿠폰 값이 싼 이탈리아에서 사서 미국에서 현금으로 바꾸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죠.

처음 50%의 수익을 보장하자 소문은 빠르게 퍼져 4만명이 1500만달러를 투자했습니다. 요즘 시세로 1억5천만달러가 넘죠. 사람들은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투자했습니다. 폰지는 당시 에어컨 시설을 갖춘 저택을 사들이며, 호화로운 생활을 했죠. 그런데 막대한 자금을 투자할 만큼 쿠폰이 발행·유통되지도 않았습니다. 결국 투자자들한테 약속대로 수익률을 보장하기 위해 새로운 투자자들을 모으는 일이 시작됐죠. 1920년 8월 신문의 폭로로 발각됐습니다.

메이도프의 사기극은 투자자들의 70억달러 환매 요구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사기극이 오랫동안 들통나지 않았다는 데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보했는데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메이도프가 사기치고는 낮은 8~12% 수익률을 제시해, 자금 고갈을 늦췄고, 환매 요구에 즉각 응해 눈치 채지 못했다고 합니다.

시장은 변화무쌍합니다. 매달 매년 일정한 수익률을 보장하는 게 불가능하죠. 누군가가 그렇게 해주겠다고 한다면 사기가 아닌지 의심부터 해야겠습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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