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특수에 환율 급등 힘입어
지난해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도 국내 10대 건설사들은 사상 최대의 수주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가 특수로 중동 플랜트 수주 호황을 누렸고, 환율까지 급등해 예년보다 해외 수주금액이 매우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건설사 중 6개 업체의 연간 수주액이 각각 10조원을 넘어섰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국내외에서 16조4천억원을 수주하며 건설업계 수주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07년의 11조7711억원에 견줘 39% 증가한 것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특히 해외에서 쿠웨이트 아주르 정유공장, 카타르 라스라판 수전력 공사 등 굵직한 사업을 따내며 2007년보다 90% 늘어난 7조1천억원을 쓸어담는 발군의 성적을 냈다. 국내에서는 2007년보다 15.6% 증가한 9조3천억원을 수주했다.
수주 실적 2위를 차지한 지에스(GS)건설은 지난해 국내 7조3700억원, 해외 4조8300억원 등 총 12조2천억원을 수주하며 종전 최고 실적인 2007년의 10조6380억원을 뛰어넘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소사~원시간 전철 민간투자시설사업, 알제리-오만 비료공장 등 모두 12조300억원을 따내며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지난해 11조5천억원 가량의 신규 물량을 수주해 역대 최고치였던 전년도(8조7456억원)의 기록을 경신했다.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도 지난해 각각 10조1천억원, 10조44억원을 수주를 따내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서며 상위 5대 건설사를 위협했다.
시공능력평가 5위의 대림산업은 지난해 총 9조3천억원을 따내 10조원 고지에 오르지는 못했으나 해외 수주 성장(127%)에 힘입어 전년 대비 28.3% 증가했다.
대형 건설사들의 지난해 수주 외형은 커졌지만 원자재값 상승으로 영업이익 등 수익은 2007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또 올해는 지난해만큼 수주 실적을 거두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효자 구실을 했던 해외사업에서 유가 하락,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발주가 지연되거나 물량이 축소되는 등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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