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치폰, 바이오P, 포켓비디오카메라, 웨이브홈(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생생한 사운드 도시바 ‘게임용 노트북’ 선보여
신용카드로 물건 구입 자동판매기 등도 눈길
신용카드로 물건 구입 자동판매기 등도 눈길
지난 8~11일 전자제품 전시회 시이에스(CES)가 열렸던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전시장 면적은 15만7900㎡. 구석구석 봤다고 하면 거짓말일 테지만, 그래도 며칠 다니다 보니 ‘탐나는’ 제품들이 눈에 띄었다. 가까운 시일 안에 국내외에서 출시될 제품들 가운데, 신기하거나 멋진 제품들을 골라봤다.
노트북 무게로 날로 처지는 어깨로 고민하는 내게, 소니의 바이오 P는 눈에 확 들어왔다. 가로·세로·폭이 각각 24.5, 12, 1.98㎝로 A4용지의 3분의 2밖에 되지 않지만 화면이 20.3㎝(8인치)라, 간단한 사무용으론 가능할 것 같다. 무엇보다 무게가 600g 안팎인 점이 맘에 든다. 소니 부스에서는 “넷북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북”이라고 강조했다. 지피에스, 웹캠, 마이크, 무선랜이 내장돼 있으며 윈도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버튼 하나만 누르면 음악, 비디오, 사진을 즐길 수 있는 ‘인스턴트 모드’도 있다. 하지만 출시(한국 2월13일) 가격이 110만~150만원이니, 세컨드 노트북으로는 부담스럽다.
가끔은 크게 필요 없어도 ‘질러보고 싶은’ 물건이 있다. 지난해 가을 독일에서 열린 전자제품 전시회 이파(IFA)에서 보고 반했던 도시바의 게임용 노트북 코스미오(Qosmio) X305-Q725가 라스베이거스에도 나왔다. 43.2㎝(17인치)의 큰 디스플레이와 엔비디아 지포스 9800 GTX, 인텔 코어2듀오 프로세서, 64기가바이트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가 탑재돼 있다. 무엇보다 ‘나 게임용이다’라고 쓰여 있는 듯한 빨간색이면서 투명한 느낌의 외장에 하만 카르돈 스테레오 스피커의 멋진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2699달러.
지난해 미국에서 중소기업이 출시해 대히트한 간단 동영상카메라 ‘플립’을 의식한 제품들도 많았다. 소니의 ‘웨비’ 카메라도 한 예였는데 더 맘에 든 건 코닥의 포켓 비디오카메라 Zx1 쪽이었다. 휴대전화 크기로 초당 60프레임의 에이치디급 화질 동영상을 10시간까지 촬영할 수 있으며 방습·방한 기능을 갖췄다. 또 내장 소프트웨어로 동영상 편집을 쉽게 할 수 있어 초보자에겐 제격일 듯. 149달러.
디지털카메라 가운데엔 처음으로 와이파이 무선전송 기능을 내장한 소니의 사이버샷 G3이 화제였지만, 무선속도가 따라줄까 의심스러웠다. 인텔은 부스 한 면을 모두 인텔프로세서를 탑재해 만든 각 제조회사의 엠아이디(모바일 인터넷 디바이스)로 채워놓으며 엠아이디 띄우기에 적극적이었다. 5㎜ 두께에 명함크기의 도시바 제품부터 태블릿 피시로도 변환 가능한 한국 유경의 빌립 S7까지 다양한 제품이 있었지만, 넷북과 피디에이 중간 같은 엠아이디 시장이 얼마나 확대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아이리버의 전시장에서 멀티미디어 네트워크 단말기 웨이브홈을 보니 집에서 쓰는 평범한 인터넷폰을 당장 바꾸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전화단말기를 뒤에 숨긴 세련된 디자인에 17.8㎝(7인치) 화면을 통해 생활정보·음악·게임을 비롯해 위젯 등 인터넷 기능이 다 가능하다. 김군호 아이리버 사장의 표현을 따르면 “70대 우리 어머니도 인터넷이라는 세상을 접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에서 인터넷전화 사업자에 공급할 예정이라 소비자가격은 미정이다.
엘지전자의 와치폰(LG-GD910)은 사진기자들로부터 인기가 높았던 제품이었다. 그동안 와치폰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손목에 차도 민망하지 않을 정도의 크기와 슬림한 디자인의 제품은 처음일 듯하다. 하반기 유럽부터 출시 예정으로 가격은 미정이다. 팜이 내놓은 스마트폰 팜 프리는 이번 시이에스에서 ‘최고상’ 2개를 모두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는데, 무선충전 기능 말고 다른 스마트폰과의 차별성을 아직 모르겠다.
삼성전자의 유벤딩(uVending)은 전시회 기간 전문 블로거들의 관심이 뜨거웠던 아이템이다. 네트워크화되고 무선기능이 탑재된 이 자동판매기에선 신용카드나 현금카드로도 물건 구입이 가능하고, 자판기를 부수는 행위에 대비해 충격이 있으면 내장카메라가 작동돼 네트워크망을 타고 금방 알려준다. 전시된 제품엔 코카콜라가 나타났는데, 삼성전자는 머잖아 코카콜라와 이 비즈니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라스베이거스/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라스베이거스/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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