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대상 12개 건설사 주택사업장 현황
중도금납입 유예 등 잇따라 …불안 잠재우려 안간힘
우림 등 구조조정 박차…대주는 기업회생절차 신청
우림 등 구조조정 박차…대주는 기업회생절차 신청
워크아웃(채무재조정 등 기업개선작업) 대상으로 결정된 건설사들이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들 건설사들의 분양 주택 계약자들은 계약 해지를 요구하거나 중도금 납입을 미루는 등 동요하고 있어, 업체들마다 고객들을 설득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지난 20일 금융기관으로부터 C등급 판정을 받아 워크아웃의 길을 가야 할 11개 건설사들은 회사 조기 정상화를 위해 부심하고 있다. 이들 건설사는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처지에 빠져 있다.
우림건설은 사옥 매각, 조직 슬림화 등 자구안 마련에 돌입했다. 회사 관계자는 22일 “금융기관의 결정이 아쉽지만 일단은 빠른 시일내 워크아웃 결정에 따른 자금 지원을 받는 게 낫다고 보고 자구책을 마련 중”이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된 인력 조정과 사업부지 매각 등의 구조조정을 조속히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풍림산업과 이수건설도 워크아웃 전담 태스크포스 조직을 마련하고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풍림산업은 3, 5, 7년 단위의 회생 방안과 현금확보안 등 자구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월드건설은 유동성 확보 방안으로 사이판 리조트와 국내외에 보유 중인 사업부지 매각 등 구조조정을 단행할 방침이다.
D등급을 받아 금융권의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 대주건설은 조만간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건설사들은 주택을 분양받은 계약자들을 안심시키는 데도 안간힘을 쏟고 있다. 건설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가거나 최악의 경우 퇴출되는 경우에도 아파트 공사에는 큰 차질이 없고 계약자들이 원할 때는 분양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일부 계약자들은 해당 건설사의 워크아웃을 이유로 중도금을 내지 않고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워크아웃은 부도와 다르고 공사가 제대로 진행된다고 설명해도 계약자들은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홈페이지에 안내문을 띄우는 등 계약자와 협력업체들을 안심시키기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 초기 사업장의 경우 해약을 원하는 고객들이 더러 있다”며 “이미 중도금이 들어가 (민법 조항에 따라) 현실적으로 해약이 불가능하다고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집값 하락으로 안 그래도 해지 요구가 많았는데, 워크아웃이 해지 요구의 좋은 핑곗거리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시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자금지원에 대한 신속한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구조조정 대상 한 건설사 관계자는 “워크아웃 대상이라도 살릴 수 있는 회사는 조기 자금지원 등의 방법으로 회사를 정상화시켜야 계약자나 협력업체 등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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