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투자은행들, U자형 흐름 내다봐
“올 -2.3% 성장”…IMF보다 전망치 높아
“올 -2.3% 성장”…IMF보다 전망치 높아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 후퇴와 내년 회복의 폭을 국제통화기금보다는 작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통화기금의 경기 흐름 전망이 이른바 ‘V’자 형이라면, 이들 투자은행의 전망은 완만한 ‘U’자 형에 더 가까운 셈이다.
5일 국제금융센터가 지난달 말 현재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10개 외국계 투자은행의 한국 경제 전망을 집계한 것을 보면, 이들 기관들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평균값은 -2.3%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2월말의 0.8%에서 3.1%포인트 낮아진 것이지만, 국제통화기금이 최근 전망한 -4.0%보다는 높다.
투자은행별로 보면, 비앤피(BNP)파리바(-4.5%)만이 국제통화기금보다 성장 후퇴 폭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도이치 방크(-4.0%)는 국제통화기금과 같은 수준의 성장 후퇴를 점쳤다. 반면, 스탠다드 차터드(-1.2%), 골드만삭스(-1.0%), 메릴린치(-0.2%) 등은 성장 후퇴 폭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투자은행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국제통화기금보다 높은 것은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성장률(7.0%)을 국제통화기금(6.7%)보다 조금 높게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른 아시아 수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대만 -1.3%, 홍콩 -2.3%, 싱가포르 -3.0% 등이었다.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3.2%로 집계됐다. 올해 성장 하락폭(-2.3%)을 반영해 계산하면, 내년 국내총생산 규모는 2008년보다 0.8% 많다는 뜻이 된다. 국제통화기금은 올해 4% 후퇴 뒤 내년에 4.2% 성장한다고 전망했는데, 이는 내년 국내총생산이 2008년보다 0.03%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중국의 내년 성장률은 8.2%로 내다봤고, 싱가포르(3.7%), 대만(3.7%), 홍콩(2.9%)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은행들은 미국의 경우 올해 -2.0% 성장을 한 뒤 내년에 2.0%로 반전하며, 일본은 올해 -3.1%에서 내년 1.1%, 유로 경제는 -2.0%에서 0.9%로 서서히 회복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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