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경제연구기관의 대표주자인 삼성경제연구소가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살리기 사업’ 띄우기 등 ‘정부정책과 코드맞추기’ 행보에 나섰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1일 ‘녹색뉴딜사업의 재조명’이라는 보고서를 내어 4대강 살리기와 녹색숲 가꾸기 사업을 가장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보고서는 “현 상황에서 정부가 계획한 녹색뉴딜 사업은 경제위기, 고용위기, 환경위기 등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정책”이라며, “산업연관효과와 인력확보 측면에서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일자리 창출 속도와 투자조정의 용이성 측면에서는 녹색숲 가꾸기 사업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어 “녹색뉴딜사업의 성패는 정책의 실행력에 의해 좌우된다”며 “4대강 살리기 등의 타당성에 대한 소모적 논쟁을 자제하고 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논의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10월에만 해도 ‘녹색성장시대의 도래’라는 이름의 보고서에서 “녹색성장의 달성을 위해 구체적 정책 방안을 마련하되, 법과 제도 등 인프라를 우선적으로 정비하고 구체적인 녹색산업화 전략은 그 뒤에 추진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한편, 연구소는 이날 ‘2009년 세계경제 및 국내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4%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0월의 성장률 전망치(3.6%)에서 6%포인트 낮춘 수치다. 윤증현 신임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날 취임사에서 “올해 경제는 내수와 수출의 동반 감소 등으로 -2% 안팎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해 12월 정부가 제시한 전망치(3% 안팎)를 크게 하향 조정한 직후 나온 발빠른 움직임이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1%에서 -2.2%로 대폭 낮췄다. 민간소비는 2.8%, 설비투자는 11.5%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이 14.4% 급감하겠지만, 수입이 더 큰 폭(-18.5%)으로 감소함에 따라 무역수지는 66억 달러 흑자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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