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 경북대 교수(경제학)
[열려라 경제] 이정우의 경제이야기
1930년대 세계 대공황이 닥쳤을 때, 주류 경제학자들은 이 현상을 제대로 설명할 능력이 없었다. 주류 경제학자들은 “공급은 그 스스로 수요를 창조한다”는 ‘세이의 법칙’을 굳게 신봉하고 있었는데, 이 법칙에 의하면 물건을 생산해놓으면 다 팔리게 되어 있기 때문에 공황 따위는 애당초 있을 수 없었다. 대공황이 발발하자 경제학자들은 속수무책이었고, 각국 정부는 손을 놓고 있었다. 작은 정부, 건전재정이 바람직한 것으로 인정되던 시대였다. 이런 전통적 사상은 대공황이란 미증유의 사태를 맞아 문제 해결에 도움은커녕 오히려 해로운 사고방식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유효수요’의 부족이란 개념을 가지고 공황을 설명하고, 정부가 앞장서서 유효수요를 진작함으로써 공황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하면서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하고 나선 경제학자가 케인스였다.
한편, 미국의 후버 대통령은 대공황에 떨고 있는 국민을 위로, 격려하기 위해서 연설을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연설 요지가 ‘어려운 때일수록 근검절약해야 한다’는 내용이어서 오히려 유효수요를 줄이고 사태를 악화시키는 것이었다.
대공황을 맞아 실제로 그가 채택한 정책도 소득세 인상, 정부지출 축소로서 유효수요를 감퇴시키는 잘못된 정책이었다.
유효수요 원리를 잘 보여주는 삽화 한 토막. 대공황 때 실직한 광부와 어린 아들의 대화.
아들: 아빠, 추운데 왜 난로에 석탄을 안 때는 거예요?
아버지: 아빠가 실직을 해서 석탄 살 돈이 없단다.
아들: 왜 실직을 했는데요?
아버지: 사람들이 석탄을 안 때서 그렇지. 케인스는 유효수요를 살리기 위해서 적자재정 정책 등 국가의 적극적 역할을 요구했다. 심지어 땅을 파고 돈을 묻은 뒤 돈을 파내 가도록 하는, 일견 바보처럼 보이는 조처조차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의 아소 다로 총리는 국민 1인당 1만2천엔씩 나누어 주는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케인스적 발상이다. 끝으로 구소련 시절 유머 하나. 어느 외국인 관광객이 모스크바 시내를 걷다 보니 노동자 두 명이 일을 하는데, 한 명은 땅을 파고, 다른 한 명은 흙을 도로 묻고는 다시 옆으로 옮겨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이었다. 외국인은 이걸 보고 호기심이 발동해서 물었다. “당신들은 케인스주의자입니까?” 그러자 소련 노동자가 답했다. “케인스주의가 뭔데요? 우리는 원래 3명이 한 조로 나무를 심는 일을 하는데, 오늘 나무를 심는 친구가 아파서 안 나왔답니다.” 이정우 경북대 교수(경제학)
아버지: 아빠가 실직을 해서 석탄 살 돈이 없단다.
아들: 왜 실직을 했는데요?
아버지: 사람들이 석탄을 안 때서 그렇지. 케인스는 유효수요를 살리기 위해서 적자재정 정책 등 국가의 적극적 역할을 요구했다. 심지어 땅을 파고 돈을 묻은 뒤 돈을 파내 가도록 하는, 일견 바보처럼 보이는 조처조차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의 아소 다로 총리는 국민 1인당 1만2천엔씩 나누어 주는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케인스적 발상이다. 끝으로 구소련 시절 유머 하나. 어느 외국인 관광객이 모스크바 시내를 걷다 보니 노동자 두 명이 일을 하는데, 한 명은 땅을 파고, 다른 한 명은 흙을 도로 묻고는 다시 옆으로 옮겨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이었다. 외국인은 이걸 보고 호기심이 발동해서 물었다. “당신들은 케인스주의자입니까?” 그러자 소련 노동자가 답했다. “케인스주의가 뭔데요? 우리는 원래 3명이 한 조로 나무를 심는 일을 하는데, 오늘 나무를 심는 친구가 아파서 안 나왔답니다.” 이정우 경북대 교수(경제학)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