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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출총제’가 투자 막는다더니 규제풀리자 기업 “투자못해”

등록 2009-03-04 19:24수정 2009-03-04 19:25

출총제 적용 안받는 재벌그룹과 계열사
출총제 적용 안받는 재벌그룹과 계열사
[전세계 ‘디플레 공포’]
“출총제 폐지와 투자는 별개”
경제단체들 급히 꼬리 내려

금산분리 완화 효과도 의문
롯데만 “은행지분 취득 뜻”

“출자총액제한제 폐지는 시장친화적 제도 개혁에 큰 이정표를 세운 것”,“기업의 투자환경이 제도적으로 일대 진전.”

전경련, 대한상의 등 경제단체들은 4일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출총제가 폐지된 뒤 일제히 환영논평을 쏟아냈다. 재벌규제의 상징처럼 여겨져온 출총제가 폐지된 것은 제도 도입 23년 만이다. 관심은 이제 출총제 폐지가 꽁꽁 얼어붙은 기업들의 투자를 되살려 경제살리기의 ‘묘약’이 될 것이냐에 쏠려있다. 그동안 정부여당과 재계는 출총제를 ‘기업투자를 가로막는 족쇄’라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경제단체들의 논평에서 투자 확대를 약속하는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전경련은 아예 이 부분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고, 상의는 “현재 투자여건이 좋지 않아 이번 조처가 당장 기업투자 확대로 연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꼬리를 내렸다. 당사자들인 주요 재벌들도 대부분 출총제 폐지와 투자는 별개 문제라고 답했다. 삼성·현대기아차·에스케이·엘지·롯데·포스코·지에스·금호아시아나·한진·한화 등 국내 10대 그룹 중에서 출총제 폐지가 투자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롯데, 금호아시아나, 한화 등 3곳 뿐이다. 삼성의 임원은 “출총제 때문에 투자할 것을 못한 것은 아니다”고 털어놨다.

재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투자부진에 대한 책임을 출총제 탓으로 돌려왔는데 앞으로는 핑계거리가 없어졌다고 걱정하는 얘기마저 나온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출총제를 폐지해도 재벌들이 투자를 확대하는 효과가 전혀 없을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상됐던 일”이라며 “오히려 재무적 압박이나 적대적 인수합병 위협 등 극히 비정상적 상황에서 계열사 출자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출총제가 적용된 곳은 삼성, 현대차 등 10개 그룹 소속 31개 계열사들이다. 이들이 출자할 수 있는 여력은 총 43조원으로 이미 출자하고 있는 금액 19조6천억원의 2.2배에 이른다. 그럼에도 법개정을 추진한 공정위 간부는 “친기업과 규제완화를 내건 현 정부로서는 대표적 재벌규제인 출총제를 일단 없앨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털어놨다.


법개정이 일단 무산된 은행법 개정안의 투자확대 효과도 불확실하기는 마찬가지다. 정부여당과 전경련은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한도를 현행 4%에서 10%로 확대하고, 사모펀드에 대한 산업자본 적용기준을 완화하면 산업자본의 은행업 투자가 보다 쉬워져 금융산업 발전과 경제위기 극복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10대 재벌 중에서 앞으로 은행지분을 취득할 의사를 보인 곳은 롯데 하나뿐이다. 롯데 관계자는 “현재도 부산은행의 지분 14%를 가진 최대주주이고, 유통을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의 특성상 금융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 등 나머지 9개 그룹은 모두 은행업에 진출할 계획이 없다고 말한다. 결국 정부가 금산분리 완화 이유로 내세운 산업자본 유치 논리는 처음부터 기대하기 어려운 셈이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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