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평채 발행 잔액 추이
공기업 채권발행 100억달러 외화차입 계획
정부, 유럽연합과 통화스와프 체결 추진도
정부, 유럽연합과 통화스와프 체결 추진도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유럽연합(EU)과도 통화스와프(맞교환) 체결을 추진하고, 이르면 이달 중에 국제금융시장에서 10억달러 이내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발행하기로 했다. 또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주요 공기업들의 채권 발행으로 100억달러 규모의 외화자금 조달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6일 “한국은행이 유럽연합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 체결을 위한 실무협상을 진행 중인데 상당한 진척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윤증현 장관이 오는 1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담을 통해 좀더 구체적인 체결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체결 시기를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다음달 2일 런던에서 개최되는 G20 금융정상회의 때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일본·중국과 각각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해둔 상태여서, 유럽연합과 스와프 규모도 이 정도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은행과 민간기업들의 달러 유동성 확보에 길을 터준다는 취지에서 달러 표시 국채인 외평채 발행을 서두르기로 했다. 정부는 이미 올해 60억달러의 외평채 발행 한도를 국회에서 승인받아 상·하반기 한차례씩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10억달러 규모의 외평채 발행을 추진하다가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뒤 국외 투자자들 쪽에서 높은 수준의 가산금리를 요구하는 바람에 무산된 바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여전히 금리 요구 수준이 높은 상태이지만 은행이나 기업들의 외화자금 조달에 물꼬를 빨리 터야 한다는 필요성에 따라 외평채 발행을 서두르기로 하고 현재 주요 투자기관들을 상대로 프리(사전) 마케팅을 하는 단계에 있다”며 “다만 최대한 금리를 낮추기 위해 발행 규모는 10억달러 이내로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평채 발행 성사 뒤에는 지식경제부와 국토해양부 산하 공기업들이 모두 100억 달러 규모의 외화 차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지식경제부와 국토해양부 산하 공기업들의 올해 외화차입 계획을 제출받았다. 석유공사는 올해 17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키로 했고,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가스공사 등 주요 공기업들은 5억∼6억 달러선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춰 정부는 공기업 외화 차입을 사실상 금지했던 공공기관 환위험 관리지침을 이달 안으로 개정하고, 공기업이 외화 차입으로 재무건전성이 조금 나빠지더라도 경영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공기업 평가 편람도 고치기로 했다.
공기업 채권은 신용도에서 국채와 비슷하지만 금리는 높아 외국인 투자가들이 한국물 채권 가운데 가장 선호하고 있다. 실제로 한전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5일 현재 4.36%포인트로 외평채 프리미엄 4.65%포인트보다 오히려 낮다. 지난해 연말 3.07%포인트에 견줘선 1.29%포인트나 올랐고,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남구 이재명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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