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경제]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국내 기름값도 많이 오르고, 반대로 국제유가가 내릴 때는 적게 내리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서강대 남재현 교수(경제학)와 서울대 경제연구소의 오선아 박사팀에게 의뢰해 작성된 ‘정유산업의 경쟁상황과 가격결정 패턴’ 보고서를 보면, 1997년 1월~2008년 11월의 경우 국제 휘발유값(싱가포르 현물시장 기준)이 ℓ당 1원 상승할 때마다 국내 휘발유 소매가격(이하 세전)은 해당 월에 평균 0.55원 올랐다. 이후 3개월 동안은 1.15원 상승했다. 반면 국제 휘발유값이 ℓ당 1원 떨어질 때마다 국내 기름값은 해당 월에 0.3원, 이후 3개월 동안은 0.93원 떨어지는 데 그쳤다.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국내가격에 빠르게 반영되는 반면, 떨어질 때는 반영속도가 늦은 것이다. 하지만 비교기준을 원유도입 가격 등 다른 것으로 바꾸거나, 분석기간을 1997년 1월~2008년 8월로 약간 줄이면 국제유가가 오를 때와 내릴 때 국내가격에 반영되는 정도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분석돼, 정유사나 주유소가 중간에서 얌체짓을 한다고 단정짓기는 성급한 측면도 있다.
또 공정위가 서울 시내 694개 주유소의 지난해 10~11월 휘발유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반경 1㎞ 안에 경쟁 주유소가 1곳 늘어날수록 그 지역의 기름값은 ℓ당 평균 2.5원 낮아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접 주유소와의 거리가 100m 늘어날 때 기름값은 ℓ당 2.3원 정도 높아졌다. 또 정유회사 직영 주유소의 휘발유값이 평균 ℓ당 1472원으로, 대리점 계약을 맺은 자영 주유소의 1459원보다 높았다. 공정위는 보고서를 바탕으로 12일 서울 서초구 조달청 강당에서 전문가 토론회를 연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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