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들이 한창 연구·개발 중인 공동주택 에너지절감 시스템 분야에 중견 건설업체들이 속속 가세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주택 건설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냉난방 등 주택 관리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저탄소 친환경 에너지 절감 기술의 축적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동양건설산업은 최근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 파라곤 테라스하우스’ 280㎡형 40가구에 국내 공동주택 최초로 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하기로 했다. 연료전지 시스템은 도시가스를 연료로 삼아 전기 및 난방 온수 등을 생산해내는 일체형 시스템이다.
동양건설산업 관계자는 “연료전지 시스템 도입만으로 가구당 연간 약 200만원 정도의 에너지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난방 후 남은 폐열을 회수하면 주택 유지비도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회사는 서울 강남구 내곡동 헌인마을에 지을 350가구의 고급주택 단지에도 연료전지 시스템을 채택할 계획이다.
경북지역 건설업체인 학산건설은 태양열에너지만으로 단독주택의 난방문제를 해결한 고효율 그린주택 ‘듀크하임-솔라’를 출시했다. 외국에서 ‘패시브하우스’로 알려진 이 그린주택은 자연상태의 태양열에너지 외에 별도 난방 시설이 필요치 않는 주택으로 현재 독일(약 6천가구 건설)과 스위스를 중심으로 활성화돼 있다. 회사 관계자는 “패시브하우스 같은 고효율 주택에는 일반주택보다 10∼30% 정도 많은 건축비가 들어가지만 난방비 절감으로 이를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주택 에너지절감 시스템에는 투자비가 많이 든다. 설치에 따른 원가비용도 크다. 중소 건설업체들이 개발에 자체적으로 개발에 나서기에는 진입 장벽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정책적 지원이 따로 없는 한 중소 건설사들의 원가인상 요인이 만만치 않은 에너지절감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아파트에 적용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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