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업체 수출 계획
[녹색경제로 가는 길] 1부 그린경제 현주소
⑤ 뜨거워지는 태양광
⑤ 뜨거워지는 태양광
조선1위 현중, 태양전지 등 녹색사업 가속화
“올 2천억 투자…수직계열화 달성 시장 주도” 지난 23일 찾은 현대중공업의 충북 음성 태양광 공장. 방진복으로 갈아입고 클린룸에서 ‘소독’을 끝낸 뒤 들어간 태양전지 라인은, 사각 모양의 웨이퍼(집적회로 기판, 반도체는 원형)만 아니었다면 반도체 공장으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공장 곳곳에서 로봇팔이 내려와 완성돼 가는 전지의 이상 유무를 검사하고, 최고 효율의 모듈을 만들기 위해 같은 효율을 내는 전지끼리 정확하게 분류해놓는다. 현대중공업 송석현 솔라에너지부 부장은 “연간 60메가와트의 태양전지와 70메가 모듈을 생산하고 있는 1공장 외에 오는 10월 이곳에 2공장이 들어서면 태양전지 330메가, 모듈 170메가 규모로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단지가 된다”고 설명했다. 2011년 말엔 전지 기준 1기가와트까지 늘릴 예정이다.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중의 녹색사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2004년부터 전담팀을 구성해 본궤도에 오른 태양광 외에도, 오는 9월 군산에 풍력발전기 공장 설립, 최근 러시아 연해주의 1만헥타르 농장 인수 및 운영 등이 더해졌다. 기계음과 신호소리가 끊이지 않는 ‘거친’ 울산의 조선소 공장이 현중의 현재의 상징이라면, 음성은 이제 ‘녹색 미래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다. 3만여㎡가 넘는 현중의 음성 단지는 최대 규모의 태양광 수직계열화 단지로 변신하게 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현재 생산 중인 태양전지·모듈(전지를 모아놓은 패널 형태)과 함께 내년에는 이 단지 한쪽에서 잉곳(폴리실리콘을 기둥 모양으로 만든 것)·웨이퍼 생산 공장 건설에 들어간다. 현중은 지난해 케이씨씨(KCC)와 세운 합작법인을 통해 내년부터 태양전지의 원료인 폴리실리콘도 생산할 예정이다. 폴리실리콘에서 잉곳·웨이퍼, 전지, 모듈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전극을 후면에 두는 후면전극형 전지나 박막형 전지 등 개발도 한창이다. 이창용 솔라에너지 부장은 “전세계 태양광 업계는 2003년 이후 연평균 35% 이상씩 급성장했다”며 “경기침체로 잠시 주춤했지만 내년이 되면 다시 성장세를 회복해, 결국 수직계열화를 달성한 10~20개 글로벌 업체들이 업계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일본의 샤프 정도를 빼고는 세계 주요 업체는 모두 90년대 후반 이후 설립됐을 정도로 태양광은 아직 ‘어린 산업’이지만, 그만큼 투자에 따라 순위도 급격히 바뀌는 치열한 경쟁터다. 지난해 샤프를 밀어내고 1위에 오른 독일 큐셀은 올해 중국의 선테크에게 자리를 내줄 예정이다.
솔라에너지부가 소속된 전기전자시스템 사업본부를 포함해 조선·해양 등 모두 6개 사업본부를 가진 현중은, 올해 그룹 전체 투자액의 20%에 해당하는 2800억원을 태양광과 풍력 시설투자에 쏟는다. 현중을 비롯한 국내업체들의 태양광 수출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사실 요즘 태양광 업계의 분위기는 그리 밝지 않다. 태양광·풍력·연료전지라는 신재생에너지 육성에 중점을 뒀던 이전 정부와 달리 최근엔 ‘녹색성장’이란 화두로 나무심기나 하천 살리기까지 예산배분 분야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태양광 전문업체의 한 사장은 “당장 단가 면에서만 보면 경제성이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태양광은 거의 유일하게 지역 조건이 없고 지구가 무제한적으로 쓸 수 있는 에너지원”이라며 “독일 정부가 내수시장을 만들어가며 기업들을 육성했듯이 장기적으로 내다보지 않으면 전세계 태양광 개발 경쟁에서 뒤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음성/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올 2천억 투자…수직계열화 달성 시장 주도” 지난 23일 찾은 현대중공업의 충북 음성 태양광 공장. 방진복으로 갈아입고 클린룸에서 ‘소독’을 끝낸 뒤 들어간 태양전지 라인은, 사각 모양의 웨이퍼(집적회로 기판, 반도체는 원형)만 아니었다면 반도체 공장으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공장 곳곳에서 로봇팔이 내려와 완성돼 가는 전지의 이상 유무를 검사하고, 최고 효율의 모듈을 만들기 위해 같은 효율을 내는 전지끼리 정확하게 분류해놓는다. 현대중공업 송석현 솔라에너지부 부장은 “연간 60메가와트의 태양전지와 70메가 모듈을 생산하고 있는 1공장 외에 오는 10월 이곳에 2공장이 들어서면 태양전지 330메가, 모듈 170메가 규모로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단지가 된다”고 설명했다. 2011년 말엔 전지 기준 1기가와트까지 늘릴 예정이다.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중의 녹색사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2004년부터 전담팀을 구성해 본궤도에 오른 태양광 외에도, 오는 9월 군산에 풍력발전기 공장 설립, 최근 러시아 연해주의 1만헥타르 농장 인수 및 운영 등이 더해졌다. 기계음과 신호소리가 끊이지 않는 ‘거친’ 울산의 조선소 공장이 현중의 현재의 상징이라면, 음성은 이제 ‘녹색 미래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다. 3만여㎡가 넘는 현중의 음성 단지는 최대 규모의 태양광 수직계열화 단지로 변신하게 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현재 생산 중인 태양전지·모듈(전지를 모아놓은 패널 형태)과 함께 내년에는 이 단지 한쪽에서 잉곳(폴리실리콘을 기둥 모양으로 만든 것)·웨이퍼 생산 공장 건설에 들어간다. 현중은 지난해 케이씨씨(KCC)와 세운 합작법인을 통해 내년부터 태양전지의 원료인 폴리실리콘도 생산할 예정이다. 폴리실리콘에서 잉곳·웨이퍼, 전지, 모듈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전극을 후면에 두는 후면전극형 전지나 박막형 전지 등 개발도 한창이다. 이창용 솔라에너지 부장은 “전세계 태양광 업계는 2003년 이후 연평균 35% 이상씩 급성장했다”며 “경기침체로 잠시 주춤했지만 내년이 되면 다시 성장세를 회복해, 결국 수직계열화를 달성한 10~20개 글로벌 업체들이 업계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일본의 샤프 정도를 빼고는 세계 주요 업체는 모두 90년대 후반 이후 설립됐을 정도로 태양광은 아직 ‘어린 산업’이지만, 그만큼 투자에 따라 순위도 급격히 바뀌는 치열한 경쟁터다. 지난해 샤프를 밀어내고 1위에 오른 독일 큐셀은 올해 중국의 선테크에게 자리를 내줄 예정이다.
솔라에너지부가 소속된 전기전자시스템 사업본부를 포함해 조선·해양 등 모두 6개 사업본부를 가진 현중은, 올해 그룹 전체 투자액의 20%에 해당하는 2800억원을 태양광과 풍력 시설투자에 쏟는다. 현중을 비롯한 국내업체들의 태양광 수출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사실 요즘 태양광 업계의 분위기는 그리 밝지 않다. 태양광·풍력·연료전지라는 신재생에너지 육성에 중점을 뒀던 이전 정부와 달리 최근엔 ‘녹색성장’이란 화두로 나무심기나 하천 살리기까지 예산배분 분야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태양광 전문업체의 한 사장은 “당장 단가 면에서만 보면 경제성이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태양광은 거의 유일하게 지역 조건이 없고 지구가 무제한적으로 쓸 수 있는 에너지원”이라며 “독일 정부가 내수시장을 만들어가며 기업들을 육성했듯이 장기적으로 내다보지 않으면 전세계 태양광 개발 경쟁에서 뒤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음성/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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