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개 대기업집단의 파생상품 부채 및 거래순이익 추이
지난해 부채 37조원 급증…거래순손실 2조6천억
국내 상위 48개 대기업집단들이 지난해 파생상품 관련 부채가 37조원이나 급증하고, 통화 관련 파생상품 거래순손실이 2조6천억원에 이르는 등 환율 급등에 제대로 대처를 못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9일 자산 5조원이 넘어 계열사간 상호출자와 채무보증이 금지되는 상위 48개 대기업집단의 지난해말 현재 부채 총액 691조9천억원을 분석한 결과, 차입금과 사채가 241조4천억원으로 2007년 말보다 94조3천억원이 늘어났다. 이는 금융불안과 실물경제 위축에 대한 우려로 기업들이 운영자금 등 유동성 확보를 위해 외부차입을 늘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대기업집단들의 현금성 자산은 61조8천억원으로 한해 전보다 13조8천억원(29%)이나 증가했다.
그 다음은 파생상품 부채로 4조2천억원에서 41조1천억원으로 36조9천억원(879%)이나 급증했다. 공정위는 “파생상품 부채 증가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가장 큰 것은 환율 급등(원화가치 하락)”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집단은 통화 관련 파생상품 거래에서도 2조6천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07년에 1천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결국 대기업집단들이 지난해 환율이 급격하게 변동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파생상품 쪽에서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48개 대기업집단의 부채총액은 지난해말 현재 691조9천억원이고, 평균 부채비율은 119.9%였다. 이는 한해 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41개)과 비교하면 부채 총액은 190조4천억원 늘고, 평균 부채비율은 21.5%포인트가 높아진 것이다.
상위 5대 그룹의 평균 부채비율은 82.8%로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11~20위의 부채비율은 203.8%로 20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업과 공적자금 투입기업, 조선사들을 제외하면 삼성테스코(941.81%), 지엠대우(741.25%), 한진(243.08%), 동부(237.71%), 두산(204.95%) 등의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신영선 공정위 시장분석정책관은 “전반적으로 부채비율이 높아졌지만, 조선사들은 선박수주를 하고 받은 선수금이 부채로 잡혀 부채비율이 높아진 점이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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