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예탁금회전율
조정장 올 경우 개인투자자 큰 손실 우려
주가가 단기에 급등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불나방처럼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개인들은 빚을 내 단기투자에 치중하고 있어, 주가가 하락세로 돌변할 경우 피해가 우려된다.
국내 주식시장은 외국인들이 최근 한달 이상 상승장을 이끌고, 국내 기관들은 여전히 매도세로 일관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4월에만 4조2천여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 향상과 환율하락에 따른 가격상 이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에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미국시장을 비롯한 세계경제 회복에 비관적인 전망을 유지한 채 4월에 4조3천여억원을 순매도했다.
두 투자세력의 엇갈린 행보 속에 개인들은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고 있다. 4월들어 4거래일 동안 1조6천여억원어치를 팔았던 개인들은 이후 ‘사자’로 돌아섰으나 4월말 3거래일 동안 1조원가량을 매도했다. 꾸준히 늘던 고객예탁금은 4월말 정체를 보이며 30일 현재 14조272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개인들이 주식투자를 위해 빌린 대금은 4월 들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증거금을 내고 빌린 신용융자는 30일 현재 3조3855억원을 기록했고, 외상 주식매입대금인 위탁자미수금과 주식담보대출인 예탁증권담보융자도 4월 하순부터 빠르게 늘고 있다.
장동훈 대우증권 테헤란밸리지점장은 “기존 주식 투자자들이 지난해 잃은 수익을 만회하려는 것”이라며 “10년 이상 경험이 있고 단타매매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3월까지만 해도 40~50%대에서 머물던 예탁금 회전율은 4월 들어 78%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책임연구원은 “하락세를 지속하다 상승장을 만나 개인들의 수익률 욕구가 높아진 것같다”며 “포트폴리오 등 리스크관리가 안돼 조정장이 올 경우 손실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장세와 관련해, 과도한 기대감에 대한 경계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에이치엠씨(HMC)투자증권 류승선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주가 상승은 바닥 탈피애 따른 당연한 반응”이라며 “다만 공급 주도의 경기회복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소비지출이나 고용 등 수요 회복이 지연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다시 경기가 하강하는 ‘더블딥’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요가 따라주지 않을 경우 공급 개선이 오히려 기업의 재고 누적이라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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