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별 세전 공급가격
정유사별 공급가 뚜껑 열어보니
유통방식·운영비용 차이탓…가격인하 효과는 ‘글쎄’
유통방식·운영비용 차이탓…가격인하 효과는 ‘글쎄’
정유사별 유통과 영업방식의 차이가 소매기름값에 큰 차이를 가져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경제부는 8일 정유사들이 대리점과 주유소 등에 공급하는 주간 평균가격을 석유공사정보망(petronet.co.kr)과 오피넷(opinet.co.kr)에 회사별로 처음 공개했다. 4월26일~5월2일 사이가 대상기간이다.
보통휘발유의 경우 가장 낮은 에스케이에너지가 리터당 525.50원(세전 기준)이었던데 견줘 가장 높은 에쓰-오일은 리터당 542.29원으로 17원 가까이 차이가 났다. 지에스칼텍스는 리터당 542.25원, 현대오일뱅크 539.96원이었다.
고급 휘발유(세전 기준) 역시 에스케이에너지가 리터당 584.24원으로 가장 낮았고 가장 비싼 업체는 현대오일뱅크로 669.05원이었다. 이밖에 경유 공급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지에스칼텍스(551.03원)였고, 실내등유는 현대오일뱅크(547.50원)였다. 에스케이에너지는 모든 품목에서 값이 가장 낮았다.
보통 에스케이에너지 상호표시를 한 주유소의 가격이 가장 비싼 것에 비하면 정반대의 결과인 셈이다. 실제 5월 첫주 상호표시별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을 보면 에스케이에너지는 리터당 1550.67원으로, 지에스칼텍스(1544.23원), 에쓰-오일(1532.15원), 현대오일뱅크(1530.83원)보다 높다.
이런 ‘거꾸로’ 현상은 정유사별 유통 구조와 영업방식 탓이 크다.
이날 지경부가 공개한 정유사별 대리점 공급비중을 보면 에스케이에너지는 전체 생산량 가운데 계열사인 에스케이네트웍스에 65%를 공급하는 등 대리점 공급비중이 95%에 달한다. 이에 비해 다른 정유사들의 대리점 공급비중은 20~30%에 불과하고, 나머지를 직접 주유소에 공급한다. 대리점 유통마진의 차이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에 못잖게 주유소가 어디에 위치하느냐 등에 따른 주유소 운영비용의 차이 등도 기름값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공개가격만을 두고 특정 정유사나 주유소가 더 많은 이윤을 남기다든지 같은 판단은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영업비밀 침해’라는 반발까지 들어가며 정부가 정유사별 가격공개를 추진했던 건 정유 4사 간의 가격경쟁을 불러일으키겠다는 목적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더 높은 가격대로 가격이 수렴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 기름값의 기준인 싱가포르 시장의 가격이 공개되고, 정유사별로도 가격이 공개되는 마당에 무리한 가격인상이 있을 수 있겠냐”며 “다만 정제마진이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 얼마나 가격이 내려갈지는 알수 없다”고 말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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