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보금자리주택 시범단지의 하나로 지정한 미사지구 예정지인 경기 하남 망월동 개발제한구역 전경. 하남/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보금자리 시범지구’ 파급효과
세곡·우면지구 민간 중대형 3000가구 공급 그쳐
3.3㎡당 1600만원 목표 분양값도 서민엔 벅차
세곡·우면지구 민간 중대형 3000가구 공급 그쳐
3.3㎡당 1600만원 목표 분양값도 서민엔 벅차
정부가 보금자리 시범지구 4곳 가운데 3곳을 한강 이남 강남지역에 지정함에 따라 강남권 주택시장에 끼칠 영향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강남권에 새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 올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강남 집값을 안정시키는 파급 효과가 나타날 것인지 여부가 핵심 관심사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강남 세곡지구와 서초 우면지구가 그 자체로 강남권에 속하는 인기 주거지역이라고 보고 있다. 또 하남 미사지구의 경우 엄밀히 말해 강동권이지만, 크게 보면 강남권에 인접한 ‘준강남권’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미사지구는 주택 4만가구가 들어서는 대규모 ‘새도시’급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강남 세곡지구와 서초 우면지구는 두 곳을 통틀어 공급되는 물량이 1만1000가구로 많지 않은 편이다. 이 가운데 중소형 보금자리 주택을 제외하고 민간이 짓는 중대형 주택은 3000가구에 그친다. 따라서 지난해 강남 한복판인 송파구 잠실동과 서초구 반포동에서 중대형과 중소형 재건축 아파트 1만5000여가구가 잇달아 입주하면서 강남 전체의 집값을 한동안 안정시킨 효과를 재연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분양값이 얼마나 될 것인지도 변수다. 국토해양부는 보금자리주택은 주변 분양가보다 15% 정도 저렴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우면동의 예를 들면 주변 시세보다 15% 저렴하다고 해도 분양값은 3.3㎡당 1600만원에 이르게 된다. 현재 우면동 중소형 아파트값은 3.3㎡당 2000만원을 웃돌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분양값은 올해 말 실시 계획 확정 때 윤곽이 나올 예정으로, 예상가를 추정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목표대로 주변보다 15% 낮은 분양값이라고 해도 무주택 서민들이 분양받기에 버거운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남 미사지구에 대해서는 업계의 평가가 다소 엇갈린다. 미사지구의 경우 보금자리주택을 빼고도 1만가구의 중대형 민간주택이 공급될 예정이어서, 강남권 주택 수요를 일부 흡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하남 미사지구의 경우 분양가가 싸고 한강변과 올림픽대로를 끼고 있어 판교새도시 못지않은 인기를 누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미사지구의 위치가 좋기는 하지만 서민주택 위주인데다 공급 물량을 늘리기 위해 고밀도로 개발한다는 점이 단점”이라고 말했다. 지구 전체로는 중소형 주택과 임대주택이 많아 강남권 입성을 희망하는 중산층의 선호도는 낮을 것이란 예상이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보금자리 시범지구의 시장 파급력은 경기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최근 토지, 주택 시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하남 미사지구를 제외하고는 규모도 작아 인근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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