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공정무역이란 무엇인가?

등록 2009-05-17 20:54수정 2009-05-17 20:56

이정우의 경제이야기
이정우의 경제이야기
[열려라 경제] 이정우의 경제이야기




지난 9일은 ‘세계 공정무역의 날’이었다. 공정무역이란 가난한 나라의 생산자들이 당하는 억울한 착취를 줄이고 국제무역에서 공정을 실현하기 위한 운동이다. 후진국의 생산자, 노동자들의 권리를 신장하고, 그들에게 더 유리한 교역조건을 제공함으로써 빈곤을 줄일 뿐 아니라 생산방법에서도 생태계 파괴를 줄이는 방향으로 유도함으로써 지속적 발전에 기여한다는 다목적 운동이다. 가급적 중간상인의 개입을 줄이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함으로써 생산자들에게 한 푼이라도 더 돌아가도록 노력한다. 일반 제품과 식별하기 위해서 이 운동에 참여한 제품에는 ‘공정무역’이란 인증 마크가 붙어 있다.

이 운동은 1940년대 일부 종교단체와 시민단체에서 후진국의 공예품을 교회나 바자시장에서 팔아주는 데서 시작됐다. 1960년대에 오면서 세계적으로 상승세에 있던 급진적 학생운동, 지식인 운동과 결합하면서 반제국주의적 성격이 가미됐다. 당시 유행하던 구호 ‘원조 대신 무역’이 국제연합무역개발기구(UNCTAD)에 의해 채택되어 힘이 보태졌다.

1980년대에 오면 공예품 사주기는 한계에 도달했는데, 그 대신 차, 커피, 코코아, 설탕, 바나나 등 1차산품을 제값에 사주자는 운동으로 중심이 바뀌면서 큰 동력을 얻게 됐다. 그때까지는 공정무역의 8할이 공예품이었는데, 지금은 역전되어 1차산품이 7할 이상을 차지한다. 1차산품은 1970년대 이후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장기 하락 추세다. 가격이 떨어지니 후진국 농민들은 빈곤을 벗어나 보려고 더 많은 양을 시장에 내다 팔았고, 이는 공급과잉을 더욱 부추겨 가격을 더 크게 하락시키는 악순환을 일으켰다. 설탕, 커피, 코코아 등의 가격은 30~60% 하락했다.

유통구조도 문제다. 세계에서 1년에 4천억 잔의 커피가 소비되는데, 커피 한 잔의 가격 구성을 분석해보면 유통 마지막 단계인 소매점이 25%를 가져가고, 수출업자가 10%를 가져간다. 세계 커피 무역의 75%를 지배하는 네슬레, 크래프트, 제너럴 푸즈 등 거대 다국적기업이 55%를 가져간다. 정작 땡볕에서 땀 흘리며 가장 고생한 가난한 농민들의 몫은 1%도 안 된다. 50킬로그램짜리 커피콩 한 자루의 가격은 뉴욕이나 런던에서 팔리는 커피 가격으로 계산하면 1만3000달러인데, 생산지에서는 그 180분의 1에 불과한 70달러에 팔린다. 바나나도 치키타, 돌, 델몬트 3대 다국적기업이 세계무역의 3분의 2를 지배한다.

이런 불공정한 현실에서 공정무역 운동의 당위성이 발견된다. 공정무역의 규모는 2007년 현재 36억달러로서 세계 총무역의 0.01%에 불과하지만 연 47%란 경이적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착취를 줄이고 생태계를 보호하자는 좋은 취지의 이 운동이 성공을 거둘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정우 경북대 교수(경제학)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