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앨라배마공장 가동 쏘나타 출시
글로벌기업 교두보 “품질로 승부”
미 자동차 빅3 부진 견제심리 뚫어야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 쏘나타!’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공장에 드디어 시동이 걸렸다. 20일 오전(현지시각) 공장 준공식과 동시에 신형 쏘나타가 출시되자 로버트 코스마이 현대차 미국법인 사장은 “경쟁은 지금부터다”라는 말로 각오를 다졌다. 현대차가 미국 안방에 세운 공장에서 첫 생산 차종으로 쏘나타를 선택한 것은 이처럼 미국인의 손으로 만든 가장 한국적인 차로 정면 승부를 걸겠다는 현대차 특유의 뚝심이 깔려있다. ■변방에서 중심으로=현대차가 미국 땅에서 자동차를 직접 생산하는 것은 적지않은 의미를 지닌다. 향후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빅3’ 또는 ‘빅5’만 살아남는다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로 치열해진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에 필요한 가장 확실한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다. 그동안 현대차는 국외 생산 비중이 15%에도 못미쳤지만, 세계 자동차 최대 시장인 미국 안방에 생산거점을 확보함에 따라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할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미국 현지 생산을 통해 수출 운임비용을 절감하면서 대미 무역마찰도 비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화절상에 따른 환차손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해 채산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지엠과 포드 등 미국 빅3의 실적 부진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는 “애초 반사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본차와 함께 견제 대상에 포함될 경우 복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이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는 얘기다. 최첨단 기술 공법 용접·도장 자동화
디트로이트 기술연구소 건설되면
설계 · 디자인 · 서비스까지 완벽 생산체제 갖춰 %%990002%% 다행히 현지 미국인들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특히 앨라배마주와 몽고메리시는 생산직 근로자 2000여명의 기초교육에 필요한 일체의 비용을 부담하는 등 공장을 유치하는 대가로 2억5천만달러에 이르는 직·간접적인 지원을 했다. 앨라배마는 과거 넓은 목화밭을 기반으로 면직물공업이 번창했던 곳이다. 밥 라일리 앨라배마 주지사는 “지난 3년간 현대차가 앨라배마 주민들에게 큰 기쁨을 준 만큼 성공을 위해 주정부와 시민 모두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실패 딛고 품질로 승부”=현대차는 앞서 북미 진입을 시도한 적이 있다. 지난 1989년 캐나다 부르몽에 연산 10만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세웠으나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다. 열악한 품질 수준을 극복하지 못하고 4년 만에 공장을 철수했던 뼈아픈 기억이다. 최재국 현대차 사장은 “미국 생산 기지는 실패를 딛고 품질로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앨라배마공장에 최첨단 기술과 공법을 적용했다. 차체 용접과 도장 작업은 300여대의 로보트에게 전부 맡겼다. 무인자동화 시스템으로 품질관리를 완벽하게 하는 동시에 생산성을 최대한 높이겠다는 것이다. 한창 건설 중인 디트로이트 종합기술연구소가 완공되면 현대차는 캘리포니아 디자인연구소와 모하비 주행시험장을 연계해 설계, 디자인, 차량시험, 서비스까지 완벽한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그동안 국내외 생산공장 건설을 통해 축적한 새 기술과 공법이 결집된 앨라배마공장을 본격 가동함에 따라 현대차가 글로벌 자동차회사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기아차와 함께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7위에 올라있는 현대차는 오는 2010년까지 세계 5대 자동차회사로 발돋움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시장에서 지난해 42만대를 팔았고, 2010년 10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앨라배마/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