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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현대차 미국시장 공략현장 르포

등록 2005-05-22 19:35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현대차 맨해튼 판매점에 진열된 신형 쏘나타들. 천정에 ‘북미 최고 품질보증’이란 펼침막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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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현대차 맨해튼 판매점에 진열된 신형 쏘나타들. 천정에 ‘북미 최고 품질보증’이란 펼침막이 걸려있다. \


“서부는 좁다” 동북부 향해 질주

뉴욕 맨해튼점 1년새 두배넘게 판매증가
“품질 좋아졌다” 소비자 반응도 호의적
낮은 인지도·싼차 이미지 극복 성공열쇠

햇살이 따가운 21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중심가. 동서남북으로 쭉 뻗은 도로에는 시보레와 렉서스, 베엠베 등 온갖 종류의 차들로 넘쳐난다. 그 틈 사이로 현대차가 질주하는 모습이 곳곳에 눈에 띈다. 올 들어 미국시장에서 점유율 2.6%, 차량 100대 가운데 2~3대는 현대차라는 얘기다. 맨해튼 11번가의 판매점에서 만난 빈센트 테피디노 현대차 딜러 대표는 “전통적으로 한국차가 강세를 보여온 곳은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한 남서부 지역이었으나, 최근에는 이런 기세가 뉴욕 같은 동북부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맨해튼 판매점은 2003년 11월 문을 열 당시만해도 한달 평균 30~40대 정도 파는데 그쳤다. 그런데 올 들어서는 월 판매량이 100대를 훌쩍 넘었다. 뉴욕 판매담당인 마크 마렌자나는 “좋아진 품질만큼 제품 이미지까지 높아질 경우 현대차의 확산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과거 현대차의 경쟁력이 ‘싼값’이었다면, 이제는 품질과 서비스 측면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41만8615대를 팔았다. 1998년 판매량 9만217대의 4배를 넘는다.

현대차의 고속 성장은 미국 소비자 전문조사기관의 호평과 ‘차기 도요타’에 비유하며 예의주시하는 현지 언론 반응을 보면 현실감있게 다가온다. 그러나 고비는 여전히 남아 있다. 경쟁 차종보다 한참 낮은 제품 인지도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려면 꼭 뛰어넘어야 할 과제다. 하루 전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에서 만난 미국 소비자 전문조사기관 제이디 파워의 데이브 파워 회장은 “현대차를 타봤거나 구입한 사람은 품질이 놀라울 정도로 좋아졌다고 말하지만 타보지 않은 사람은 아직도 고개를 갸우뚱한다”고 말했다. ‘값은 싸지만 품질은 떨어지는 차’라는 과거의 오명을 완전히 씻어내기까지 적지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함을 뜻한다.

선두와의 격차도 좁혀야 한다. 현대차가 앨라배마공장에서 생산한 신형 쏘나타가 상대할 도요타의 캠리와 혼다 어코드는 지난해 각각 42만7천대, 38만7천대로 중형급 승용차 부문에서 판매실적 1, 2위를 다투고 있다. 같은 기간 이에프 쏘나타의 판매대수는 10만7천대로 4분의 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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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지생산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좋아 보였다. 싼타페와 엘란트라를 구입한 적이 있다는 섬유판매업자 베네트 셰이퍼는 “원하는 색상의 차를 넘겨받는데 2주 정도 기다리는 불편을 겪었지만 현지 생산으로 많이 개선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시장에서 현대차의 강점으로 가장 많이 꼽힌 것은 가격 경쟁력이었다. 앨라배마공장에서 생산하는 배기량 3300cc급 신형 쏘나타 기본형의 가격은 경쟁 차종의 90%대인 2만895달러로, 과거 85% 수준에서 좀더 올려잡았다. 2400cc급 기본가격은 1만9395달러인데, 경쟁 차종인 도요타 캠리(1만9415달러)와 시보레 말리부(1만9825달러)와 큰 차이가 없다. 최재국 현대차 영업담당 사장은 이를 “품질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싸구려 차’라는 인상을 지우고, 제값을 받겠다는 뜻이다.

현대차의 품질보증 기간인 ‘10년·10만마일’은 내수용 차와의 차별 논란에도 불구하고 미국시장에서 경쟁력을 뒷받침해주는 강력한 힘이다. 경쟁 차종들이 3년·3만마일~7년·7만마일에 그치고 있는 것에 견줘 파격적이다. 에어백도 다른 경쟁차들이 4개를 장착한데 비해, 신형 쏘나타는 6개를 적용해 차별화를 꾀했다. 최 사장은 “안정성을 중시하는 미국인들의 정서를 감안한 판촉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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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신형 쏘나타 출시를 계기로 현지 언론 홍보와 대규모 옥외광고 등을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방침이다. 미국 전역의 딜러들도 신형 쏘나타의 출시로 한껏 기대에 부풀어있다. 로버트 코스마이 현대차 미국법인 사장은 “기존의 가격 경쟁력에다 품질 향상까지 추가되면서 대부분의 딜러들이 성공의 확신에 차있다”며 “현재 664개 딜러점을 올해 말까지 70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욕/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자동차 도입, 불량률 제로에 도전”

윤호원 생산기술 담당이사

%%990004%%현대자동차의 미국 앨라배마공장에는 지게차가 없다. 최첨단 기술과 공법으로 차체의 일부인 바디와 판넬의 생산 및 운반을 자동화시켰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현지에 투입돼 생산기술 관리와 직원 교육을 맡아온 윤호원(52) 생산기술 담당 이사는 21일(현지시각) “공장 자동화로 경쟁 업체보다 생산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앨라배마공장에서는 차체 용접과 도장 작업도 전부 300여대의 로봇이 한다. 무인자동화 체제인 만큼 불량률은 ‘제로(0)’에 가깝다. 앨라배마 공장에서 가장 신경쓰는 것은 품질이다. 생산 단계별로 품질 관리를 국내 공장보다 더 까다롭게 한다. 과거 캐다나에 생산공장을 지었다가 열악한 품질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실패한 뼈저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윤 이사는 “30년간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북미 최고의 공장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의 생산능력은 시간당 70대 수준이다. 이는 도요타를 비롯한 경쟁 업체들의 평균 생산능력인 60대보다 많다. 하지만 윤 이사는 “생산공정이 완전히 안정화될 때까지 시간당 40대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90%가 자동차 업종에 일한 적이 없는 새내기 일꾼들이어서 국내 공장에서의 노동 강도를 곧바로 적용하기 힘든 탓이다. 하지만 윤 이사는 “직원들의 적응력과 숙련도가 빠르게 향상돼 오는 7월부터는 2교대 근무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말까지 앨라배마공장에서 신형 쏘나타 15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윤 이사는 “내년 3월부터는 싼타페 후속 모델도 쏘나타와 같은 생산라인에서 양산에 들어가 연산 30만대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몽고메리(앨라배마)/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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