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파트 개성을 입어라”

건축가 벤 판 베르켈

세계적 건축가 베르켈 강연

“한국 아파트들은 획일성을 벗고 개성을 좀더 입힐 필요가 있습니다.”

네덜란드 출신 세계적 건축가 벤 판 베르켈(사진)은 23일 경기 수원시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초청 강연회에서 “한국 아파트들이 대체로 연속적인 구조, 획일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아파트에도 더 많은 아이덴티티(정체성) 부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원 아이파크 시티’의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초청으로 이뤄진 이날 강연회에는 건축계 전문가와 학생 등 700여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수원 권선구의 아이파크 시티 설계는 베르켈이 맡았다.

그는 이 아파트에 대해 ‘집으로 돌아간다는 느낌’, ‘휴가를 즐기는 별장과도 같은 편안한 느낌을 주는 집’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다고 소개했다. 베르켈은 “외벽색과 입면 디자인, 조경 등 동마다 독립적인 개성을 갖도록 해 자신이 사는 곳을 동 숫자가 아닌 외관과 주변의 연관성만을 보고도 찾아갈 수 있도록 했다”고 디자인 개념을 설명했다.

베르켈은 “한국을 10여차례 방문했는데 점점 더 여유로운 느낌이 들고 도시가 잘 정리돼가는 것 같다”며 “건축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시 돌아오고 싶은 느낌을 주는 것”이라고 자신의 건축 철학을 말했다.

벤 판 베르켈은 이중 나선형 구조로 유명한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벤츠 뮤지엄’과 ‘뫼비우스 하우스’ 등의 설계를 통해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에라스무스 다리’, 덴마크 오르후스지구의 ‘라이트하우스’, 일본 도쿄의 루이비통 ‘플래그십 스토어’ 등을 설계한 바 있다.

최종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