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에이치(SH)공사 직원이 임대아파트인 서울 노원구 월계사슴 1단지에서 주민들을 모아 놓고 ‘시프트 아카데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에스에이치공사 제공
[사회책임경영] 개성 넘치는 기업봉사
■ SH공사
서울시 산하 주택공급 공기업인 에스에이치(SH)공사는 고객감동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사회적 취약 계층 자녀의 사교육 지원과 인재 양성을 위해 ‘시프트(SHift)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교육을 통해 가난의 대물림을 끊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2007년 11월 강서구 가양 5단지 임대주택 내에 처음 문을 연 시프트 아카데미는 현재 노원구 월계사슴 1단지까지 총 2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에스에이치공사 심범준 고객문화팀 차장은 “서울시내의 임대주택이 10만호를 넘어 20만호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이들에게 희망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임대료 얼마를 깎아주는 것보다 자라는 청소년들에게 충분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만이 가난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해 아카데미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평일 방과후에 문을 여는 아카데미는 중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영어와 수학을 무료로 가르친다. 에스에이치공사는 임대단지 내 상가의 공간에 교실을 마련하고, 공사 직원들과 가족들, 각 구청 직원들을 중심으로 강사진을 꾸렸다. 학생들에게 학습 동기를 주기 위해 ‘백두산 여행권’이라는 ‘상’도 마련했다. 출석 일수, 품행, 수업 태도 등을 고려해 매년 한 아카데미에서 6명씩 뽑아 백두산 천지를 여행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아카데미를 시작한 지 2년가량 흐르면서 성과도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꾸준히 수업을 들은 한 학생은 올해 경기여자상업고등학교에 수석으로 합격했다.
에스에이치공사는 한 분기에 한 번씩 부모들과 대화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부모들에게 아이들의 학습 태도나 성적 등을 알려주고, 부모들이 바라는 점을 듣는 자리다. “돈이 없어 학원을 못 보냈는데, 이렇게 도와주니 고맙다”는 인사를 많이 듣는다. 아카데미를 통해 공사와 입주민들의 사이는 돈독해졌다. 심범준 차장은 “콩나물에 물을 주면 모두 바닥으로 새는 것 같아도 어느새 보면 쑥 자라 있는 것처럼 아카데미 아이들도 쑥쑥 자랄 것이라고 믿 는다”고 말했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