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 헐값발행 대주주 밀어줘
재벌 배불리는 독소조항 우려
재벌 배불리는 독소조항 우려
정부는 기업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있을 경우 기존 대주주가 낮은 가격으로 신주를 발행해 인수함으로써 경영권을 쉽게 방어할 수 있게 하는 ‘포이즌 필’(경영권 방어를 위한 독소조항)을 도입하기로 했다. 또 기업이 신성장동력 산업이나 원천기술에 들인 연구개발(R&D) 비용의 세액공제 비율을 최고 30%까지 높이기로 했다. 정부는 2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제3차 민관 합동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투자 촉진 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경영권 방어 법제 개선위원회’를 통해, 적대적 인수합병 방어수단의 법제화 방안을 올해 안에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경영권 방어장치를 강화하면 기업들이 사내에 유보한 자금을 설비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본진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은 “주무부처인 법무부도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법제화는 어렵지만, 구체적 도입 방안은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불안정한 노사관계와 과도한 기업 규제가 투자를 저해한다고 보고, 노동시장 유연화와 기업 규제 완화 정책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고령자의 경우 본인이 동의하면 최저임금 감액을 허용하고, 최저임금위원회가 심의기간에 최저임금을 결정하지 못하면 공익위원이 이를 결정할 수 있게 하는 등 최저임금 제도를 고칠 방침이다. 또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 여부를 포함한 서비스산업의 투자 활성화 촉진 방안을 하반기에 확정한다. 정남구 김기태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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