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람료가 1000원씩 인상된 3일 서울 용산의 한 복합상영관 매표소에서 관객들이 영화 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롯데·메가박스 이어 CJ CGV도 1000원 인상
국내 영화산업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씨제이(CJ), 롯데, 오리온 등 3대 영화관 사업자들이 관람료를 비슷한 시기에 1000원씩 잇따라 인상함에 따라 담합 논란이 일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이들의 담합 협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씨제이 씨지브이(CGV)는 3일 전국 영화관의 관람료를 1000원 인상했다. 이에 앞서 롯데시네마와 씨너스는 지난 1일부터, 메가박스는 지난달 26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역시 1000원씩 올렸다. 이에 따라 국내 영화 관람료는 현행 7000원(평일·성인 기준)에서 8000원으로 14.3%가 오르게 됐다. 영화관 사업자들은 “최근 경기침체와 수익성 악화, 관람환경 개선 등의 요인 때문에 관람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3대 영화관 사업자를 포함한 주요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들이 불과 1주일 사이에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 폭으로 영화 관람료를 올리면서 담합이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영화 관람료는 최근 몇 년간 7000원을 계속 유지해왔다.
영화관들의 담합 의혹에 대해 공정위도 검토에 착수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영화 사업자들의 담합 혐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사업자들이 가격이나 요금을 동시에 올리지 않고 일정 시차를 두고 올렸더라도 사전에 입을 맞춘 말을 경우에는 담합으로 제재하고 있다.
공정위는 그동안 국내 영화산업이 씨제이, 롯데, 오리온 등 3대 메이저에 의해 사실상 지배되고 있어 거래상 지위 남용 등 불공정 거래행위나 부당한 공동행위(담합), 허위·과장 광고행위 등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다고 우려해왔다. 지난해 공정위는 이들이 영화 관람료 할인을 중단하기 위해 담합을 했다며 6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3대 영화 메이저 사업자들의 점유율(관객 수 기준)은 상영 시장이 70.1%, 배급 시장이 54%, 부가 시장(케이블텔레비전)이 79.4%에 이른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jskwak@hani.co.kr
영화산업 독과점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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