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자산총액 선진국 ‘절반’
부동산 비중은 76.8% ‘편중’
부동산 비중은 76.8% ‘편중’
국내 가계자산의 87%가량이 시장가격 변화에 민감해 급등락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가계자산이 불안하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자산총액이 선진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데다 가격 변화에 따른 시장위험도 크다고 분석했다. 우선 국내 가계 자산 가운데 부동산 비중은 76.8%로, 전·월세 보증금까지 합치면 81%나 된다. 이는 영국(54%), 일본(39%), 미국(33.2%) 등에 견줘 월등히 높은 것이다. 금융 자산도 위험성이 높은 직접투자 상품과 변동금리형 예금·대출·보험·연금 상품의 비중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현재 국내 가계자산의 약 87%가 자산가치 급등락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면 가계자산의 가치도 크게 변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부동산 4억원, 금융자산 1억원, 금융부채 8000만원을 보유한 가구의 경우, 금리가 3% 오르고 부동산과 주가가 20%씩 하락하면, 순자산은 3억3280만원으로 줄어들고 이자 부담은 연 240만원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가계가 경제시스템 안에서 ‘충격의 최종 흡수자’가 되어가고 있다”며 “개인의 위험관리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급격한 자산가치 변동이 가계의 재무상태를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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