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넥슬론 회사기회 유용 혐의 흐름도
경제개혁연대 의혹 제기
내부 정보를 이용한 주식 불공정거래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오시아이(OCI)가 회장의 아들 형제가 소유한 계열사로 회사 이익을 빼돌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11일 오시아이가 총수 아들들이 지배주주인 ㈜넥솔론과의 거래를 통해 막대한 자본이득을 넘겨준 혐의(회사기회 유용)가 있어 질의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오시아이는 2007년 11월과 2008년 7월 두 차례에 걸쳐 넥솔론과 2008~2015년 기간 중에 총 1조2679억원어치의 폴리실리콘을 공급한다는 장기계약을 맺었다. 오시아이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 중 하나로 꼽히는 태양광발전 사업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국내 처음으로 생산한 업체다.
2007년 7월 설립된 넥솔론은 폴리실리콘을 원료로 태양전지용 웨이퍼를 생산하는 업체로, 오시아이와 첫 계약을 맺은 지 넉달 뒤인 2008년 3월부터 본격 생산을 시작했다. 넥솔론은 세계적으로 폴리실리콘 생산업체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오시아이와 장기공급계약을 맺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 실제 넥솔론은 2008년 3월부터 웨이퍼 생산에 들어가 지난해 758억원의 매출과 1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또 자산은 2007년 말 360억원에서 2008년 말 3569억원으로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문제는 넥솔론이 이수영 오시아이 회장의 장남인 이우현씨와 차남인 이우정씨가 지배하고 있는 사실상 개인회사라는 점이다. 이 회장의 두 아들은 넥솔론의 지분을 35.63%와 35.98%씩 갖고 있다. 넥솔론의 고속 성장은 모회사 격인 오시아이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이뤄졌지만, 그로 인해 얻어진 기업가치는 총수 아들 형제의 주머니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이승희 경제개혁연대 국장은 “오시아이가 사업 전망이 확실한 넥솔론을 직접 자회사로 설립하지 않고, 그룹 회장의 아들 형제에게 출자 기회를 준 것은 전형적인 회사기회 유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시아이는 “폴리실리콘에 집중하기 위해 웨이퍼 분야에 진출하지 않은 것이고, 만약 넥솔론에 직접 투자를 했다면 20여개의 주요 고객들과 경쟁관계에 놓이게 된다”고 해명했다. 오시아이는 또 넥솔론은 회장 아들들이 설립한 개인회사로, 사업상 주요 고객 이상의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최원형 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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