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IT제품 세계시장 점유율 추이
시장조사기관 집계 종합
D램반도체·LCD패널은 절반 점유…“기술우위 본격화”
D램반도체·LCD패널은 절반 점유…“기술우위 본격화”
우리나라 주요 수출 제품과 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 상승세가 가파르다. 세계 텔레비전과 휴대전화 석대 가운데 한대, 디(D)램 반도체와 엘시디(LCD) 패널은 절반이 한국산이다. 첨단 완제품과 핵심 부품의 경쟁력이 서로 밀거니 끌거니 하며 선순환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11일 시장조사기관의 집계를 종합하면, 올 1분기 세계 디램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점유율(매출 기준)은 각각 34.1%와 21.4%다. 두 회사의 합계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치(50.76%)를 기록한 뒤 불과 3개월만에 다시 5%포인트가량 크게 뛴 것이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2년 넘게 지속된 디램 업계의 치킨게임에서 시장 1·2위인 국내 업체들의 원가 및 기술 경쟁력 우위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대만·일본의 중하위 업체들과의 격차를 더 벌리며 승자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휴대전화와 텔레비전의 돌풍도 이어지고 있다. 휴대전화는 시장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북미시장에서 압도적 1·2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에 1170만대를 팔아 4분기 연속 점유율 1위(24.7%) 자리를 지켰다. 2위 엘지(LG)전자(22.6%)의 점유율을 합치면 47.3%에 이른다. 여기에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수출하는 팬택(점유율 3% 안팎)을 더하면, 북미시장에서 팔리는 휴대전화 두대 중 한대가 한국업체 제품인 것이다. 반면 세계 1위 노키아의 북미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8.7%에서 2분기에는 6.8%로 미끄러졌다. 권성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휴대전화는 3세대 시장이 확대되면서 통신 사업자 중심의 제품과 물량 공급 능력이 중요한데, 다양한 라인업과 빠른 시장 대응력을 갖춘 국내 업체들이 질적·양적으로 이런 트렌드를 잘 타고 있다”고 진단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부품과 세트가 서로 밀고 끌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엘지전자의 올 1분기 텔레비전 세계시장 점유율은 33.4%로 지난해(29.8%)보다 3%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전방산업인 엘시디 패널의 경우, 삼성전자와 엘지디스플레이(LGD)의 올해 2분기 세계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이 52.8%로 전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46.0%)보다 6%포인트 이상 높아진 것이다.
주요 수출기업의 시장 지배력 강화는 주가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노키아를 추월했고 소니와 격차를 두 배 이상으로 벌렸다. 노키아 7분의 1에 불과했던 엘지전자도 그 격차를 3분의 1 수준으로 좁혔다. 한 증권사의 투자전략팀장은 “우리나라 수출과 정보기술산업을 이끄는 대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기회로 잘 활용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며 “3분기 이후에는 얼마나 수익성을 유지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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