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경제] 아하 그렇구나
세금을 직접 깎아주는 ‘세액공제’
과세 대상을 줄여주는 ‘소득공제’
세금을 직접 깎아주는 ‘세액공제’
과세 대상을 줄여주는 ‘소득공제’
정부가 내년부터 적용할 세제 개편안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를 5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또 기업들의 설비투자를 대상으로 한 임시투자 ‘세액공제’ 제도는 폐지하기로 하였습니다. 모두 같은 공제인데, 잘 보면 조금 다릅니다. 앞의 것은 ‘소득공제’이고, 뒤의 것은‘세액공제’입니다. 어떻게 다른 것일까요?
두 공제 제도의 차이는 사실 매우 큽니다. 소득공제는 소득의 일정액을 ‘과세의 대상에서 빼주는 것’을 말합니다. 공제액만큼 소득을 덜 번 것으로 간주해 세금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지요. 이와 달리 세액공제는 내도록 돼 있는 세금에서 그만큼 깎아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세액공제가 소득공제보다 최종 결정 세액에 끼치는 영향이 큽니다.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우선 세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소득금액인 ‘과세표준’(과표)을 먼저 정해야 합니다. 한 해에 벌어들인 이자소득과 부동산소득, 근로소득 따위를 모두 합한 종합소득의 경우, 1인당 연간 150만원(올해 기준)의 기본공제를 해줍니다. 이런 기본공제에다 피부양자 등에 대한 추가공제, 의료·교육비 등에 대한 특별공제액을 뺀 소득금액이 곧 과표입니다.
만약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가 5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200만원 줄어든다면, 500만원을 소득공제받을 수 있던 사람은 이제 공제받지 못한 200만원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합니다. 소득세는 과표가 얼마냐에 따라 6~33%(2010년)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내년에는 과표 1200만원까지는 6%, 1200만~4600만원까지는 15%로, 8800만원을 넘기면 33%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따라서 소득이 많은 사람일수록 같은 소득공제액에 대해 더 많은 세 감면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액 200만원 축소는 소득액에 따라 12만원에서 66만원까지 세금을 더 내게 하는 효과가 납니다.
각종 소득공제를 다 적용해 나온 산출세액에서 일정액을 더 깎아주는 것이 세액공제입니다. 세액공제 제도의 대표적인 사례는 정치헌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치헌금을 하면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를 해주고 있습니다. 10만원을 정치헌금으로 내면 나중에 세금에서 10만원을 깎아주니까, 고스란히 되돌려받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정부는 올해까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중소기업에 대해 전환 근로자 1명당 30만원씩 법인(소득)세 세액공제를 해줍니다. 과표가 2억원 미만인 기업은 법인세율이 11%니까, 30만원의 세액공제는 약 300만원을 소득공제받은 것과 같습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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