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미국노선, 상대회사 선박에 화물 선적
국내 해운업계 맞수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세계 금융위기 이후 물동량 감소에 따른 ‘위기의 파고’를 넘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두 회사는 다음달 중순께부터 아시아-미국 동부 노선에서 상대편 회사 선박에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선복 교환’서비스를 한다고 21일 밝혔다. 선복(vessel space)이란 선박의 적재 수량을 뜻한다.
현대상선은 한진해운이 운영 중인 대만~상해~부산~파나마~미국 동부 노선을 이용할 수 있고, 한진해운은 현대상선이 운영 중인 싱가포르~콜롬보~수에즈~미국 동부 노선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이번 서비스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50개에 해당하는 150TEU씩을 서로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두 회사가 노선 협력에 나선 것은 지난 2007년 아시아와 동지중해·흑해를 연결하는 항로를 공동 운항한 데 이어 두 번째다. 보통 세계 해운 동맹체에 속한 외국 선사들끼리의 노선 협력은 흔한 일이지만, 국적 선사들끼리의 협력은 이례적인 일이다. 두 회사 쪽은 “서로의 항로를 이용해 다양한 구간을 확대함으로써 윈-윈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국내외 해운업체와 협력해 서비스를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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