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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SK 사촌간 계열분리 수순밟나

등록 2009-09-24 07:06수정 2009-09-24 22:15

최신원(왼), 최태원 회장
최신원(왼), 최태원 회장
에너지·텔레콤 등 나머지는 최태원 회장 몫 인정
그룹내 영역조정안 제시 “연말까진 합의할 것”
SKC 최신원 회장 “네트웍스·워커힐 경영권 맡겠다”

에스케이씨(SKC)의 최신원 회장이 그룹 총수이자 사촌동생인 최태원 회장에게 네트웍스와 ㈜워커힐의 경영권을 자신이 추가로 맡는 대신, 그룹의 주력인 에너지와 텔레콤 등 나머지 계열사에 대한 경영권은 완전히 인정하겠다는 총수일가 간 책임경영 영역 조정안을 제시했다. 이 제안은 결국 재계 3위 재벌인 에스케이의 2세 간 계열분리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23일 에스케이그룹과 에스케이씨에 따르면, 에스케이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의 차남인 최신원 회장은 지난해 11월 부친의 35주기 추모행사 이후 사촌형제간 경영권 교통정리를 매듭지어야 할 시점이 됐다고 보고, 자신의 생각을 최태원 회장에 전달했다. 최신원 회장 쪽의 고위임원은 “총수일가 간에 책임경영 영역 조정안을 놓고 물밑협의가 진행 중”이라면서 “올 연말까지는 원만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신원 회장의 제안은 결국 경영권을 행사 중인 에스케이씨와 텔레시스 외에 네트웍스와 워커힐의 경영권을 추가로 넘겨받는 대신 에너지와 텔레콤 등 나머지 계열사는 최태원 회장의 몫으로 인정하겠다는 뜻이다. 최신원 회장은 한때 보유지분을 15%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증권에 대해서도 포기 의사를 밝혔다.

최신원 회장은 네트웍스의 경우 ㈜선경직물(이후 ㈜선경으로 개명)이 전신으로 최종건 회장이 처음 설립한 그룹의 모태이고, 워커힐도 부친이 1973년 작고하기 직전에 정부로부터 인수한 회사라는 점에서 각별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고 측근 임원은 밝혔다. 최신원 회장이 최근 에스케이씨와 네트웍스 주식을 지속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도 그의 이런 구상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최신원 회장은 부친 추모행사 때도 그룹의 뿌리를 강조하면서, 에스케이가 지금처럼 발전한 것은 부친이 마련한 토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태원 회장은 아직 구체적인 입장표명을 하지 않은 채 그룹 경영에 끼칠 영향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등 신중한 모습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케이 고위임원은 “최신원 회장의 뜻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면서도 “사주가족 간에 대화내용은 모르지만, 그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검토 중인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또 “책임경영 영역 정리는 결국은 계열분리를 염두에 둔 것으로 경영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고, 회사에는 일반주주와 종업원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신원 회장 구상대로라면 에스케이의 경영권은 크게 네 영역으로 나뉠 전망이다. 에너지· 텔레콤을 중심으로 한 최태원 회장 영역(그룹 매출액 비중 67%)과 네트웍스·에스케이씨·텔레시스·워커힐의 최신원 회장(22.4%), 에스케이가스·이앤에스를 중심으로 한 최재원 부회장(5.7%), 케미칼의 최창원 부회장(1%) 등이다. 최재원·창원 부회장은 각각 최태원·신원 회장의 동생이다. 에스케이건설(3.9%)은 원래 최창원 부회장이 맡고 있었으나, 지분이 그룹에 매각돼 향배가 정해지지 않았다.

그룹 안팎에선 사촌 간 합의가 되더라도 당장 계열분리가 되기보다는 상당기간 현재의 영역별 책임경영체제가 유지될 공산이 높다고 전망한다. 그룹의 임원은 “전체 계열사가 텔레콤과 에너지를 양대 축으로 수직계열화 되어있어 당장 계열분리는 모두에게 득 될 것이 없고, 시간과 자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재계에서는 우애를 강조해온 에스케이 전통을 감안할 때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의 미덕을 발휘해, 원만한 해결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두산과 금호의 ‘형제의 난’도 타산지석이 될 것”이라면서 “그룹 원로인 손길승 명예회장의 역할론도 제기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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