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 금융발달지수(FDI)
영국 1위 미국 3위…루비니 “미국, 충격 상당히 남아”
세계경제포럼(WEF)이 주요 55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금융발달 평가에서 한국의 순위가 지난해보다 4계단 떨어졌다.
8일(현지시각)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2009년 금융발달지수(Financial Development Index·FDI)를 보면, 한국은 7점 만점에 3.91로 지난해(4.55)의 19위에서 23위로 낮아졌다. 한국은 기업환경 분야에선 16위로 중상위권이었으나, 금융안정성과 제도적 환경이 각각 28위와 31위였고, 특히 자본 접근성에서 최하위 수준인 52위였다. 자본 접근성이란, 일반적으로 금융권에서는 기업이나 개인의 대출 시스템 발달 정도를 가리킨다. 한국과 아시아 금융허브를 놓고 경쟁하는 싱가포르(4위), 홍콩(5위), 일본(9위) 등은 모두 상위권을 차지했고, 중국은 26위였다. 또 지난해 1위였던 미국은 올해 평가에서 영국에 1위 자리를 내주고, 오스트레일리아에도 뒤진 3위로 밀려났다.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의 금융시장 안정성이 떨어지고 은행이 취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미국은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점유율, 증권화(자산유동화) 등은 1위를 기록했으나, 은행 안정성(36위), 재무 안정성(38위), 통화 안정성(50위) 등에서 하위권을 나타냈다.
이번 평가를 주도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시엔비시>(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더 이상 세계의 최고 금융중심지가 아니다”라며 “금융시스템에 상당한 충격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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