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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중기 여전히 ‘찬바람’…한국경제 ‘절반의 회복’

등록 2009-10-19 20:19수정 2009-10-20 00:11

삼성전자·현대차 부품업체 실적 분석해보니
협력업체 2분기 영업이익률 2.9% …대기업의 절반 그쳐
신용평가·수익성 더 악화될 듯…“양극화 심화 가능성”
한국 경제가 위기 상황에서 다른 경쟁국들에 견줘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일부 대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주력 수출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견기업이나 전체 고용의 90% 가까이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의 회복세는 아직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겨레>가 19일 전자·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부품협력업체(계열사와 외국업체는 제외) 중에서 매출이 최상위권에 속하는 20곳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평균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올해 1분기 1.17%로 급락했다가 2분기에는 2.99%로 개선됐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3.53%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영업이익률은 2004~2008년 5년 동안 전체 중소기업의 평균치인 4%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또 원청업체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2분기 평균 영업이익률인 5.91%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분석 대상은 휴대전화·엘시디(LCD)·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로, 한솔엘시디·태산엘시디·디에스엘시디·인지디스플레이·이라이콤·인탑스·디스플레이테크·알티전자·피앤텔·인터플렉스·이랜텍·에스엘·평화정공·한일이화·대원강업·한국프랜지·세종공업·유성기업·화신·에스제이엠(SJM) 등이다. 이들은 지난해 매출액이 1000억~1조1000억원에 이르고, 경쟁력과 재무구조도 부품업체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곳들이다. ㅇ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은 “부품업체의 영업이익률이 3%에도 못 미치는 것은 겨우 생존에 급급한 수준”이라며 “기술개발 등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 여력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더욱 우려스런 것은 전반적인 중소기업 경영 상황과 수익성은 이들 대기업들과 거래하는 협력업체들보다도 더욱 열악하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금융위기 1년을 맞아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일반 중소기업의 사정이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에 견줘 좋지 않다는 응답이 많았다. 유광수 중기중앙회 조사통계팀장은 “대기업과 거래하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업체들의 실적도 아직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지만, 규모가 작은 대기업 부품협력업체들이나, 아예 대기업에 납품하지 않는 일반 중소기업들의 경영 사정은 이들 업체보다 더욱 안 좋다”고 말했다.

이는 기업 실적에 민감한 시중은행들의 기업 신용평가에서도 드러난다. 한국은행이 최근 국내 16개 은행의 여신총괄담당 책임자들한테 면담 조사해 집계한 ‘금융기관 대출형태 서베이’를 보면, 대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3분기에 9를 기록하며 지난해 위기 발발 직전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3분기 신용위험지수는 31로, 가계까지 포함한 전체 평균 지수(24)보다 높은 수준이다. 신용위험지수가 양의 값이면 부도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응답이 그렇지 않다는 응답보다 많다는 뜻이다. 한은은 중소기업의 수익성 개선 지연과 구조조정 추진에 따른 추가 부실 발생 가능성 때문에 이 지수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대기업들의 3분기 실적은 2분기보다 더 좋아질 전망이지만, 중소기업들의 실적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 휴대전화 부품협력업체의 자금팀장은 “우리 현실이 대기업 실적이 좋다고 부품업체들의 실적까지 바로 따라서 좋아지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원청업체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동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이 사상최대인 4조1000억원(연결 기준)에 이르면서, 영업이익률은 10%를 넘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의 회복세는 ‘절반의 성공’이고, 대다수 중견·중소기업까지 체감할 수준은 아직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서도 중소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경기실사지수가 10월에도 96으로 여전히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중소기업의 가동률도 8월 현재 69.1%로, 정상 수준인 80%에 못 미친다. 경제개혁연구소의 위평량 박사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인 대-중소기업 양극화가 이번 경제위기를 계기로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이정훈 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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